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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4곳이 마이데이터 사업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원론적 방향성만 존재할 뿐 구체적인 사업 계획 등이 짜여지지 않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보험업의 경우 고객과 접점이 빈번하지 않고 해당 사업이 신개척 분야이다보니 '학습 효과'가 필요, 차별화 계획을 놓고 장고가 길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교보생명·신한생명·K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4개 보험사가 당국의 마이데이터 사업 2차 예비허가를 신청했다.
마이데이터는 고객이 동의하면 각 금융사에 흩어져 있는 개인정보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조회·관리하는 사업이다.
해당 사업이 운영되면 보험사들은 금융 데이터 결합을 통해 '개인화'된 맞춤형 보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때문에 향후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도 연결될 수 있어 업체들이 관련 시장 진출을 적극 모색 중이다.
그러나 4개 업체 모두 수익성을 보고 관련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아직 세부 계획이 짜여지지 않은 상태다.
자산관리·건강관리 서비스에 대한 방향성만 있을 뿐 서비스 차별화 계획 수립이 진척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 입을 모운다.
교보생명은 "마이데이터에 탑재될 서비스를 놓고 논의를 지속하고 있으며, 아직 정해진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신한생명도 "금융과 헬스케어를 융합해 종합적인 분석을 진행하고 세분화된 맞춤형 보장을 추천해 고객 편의성 증대 및 국민 건강 증진에 기여하는 혁신 서비스를 개발할 것"이라며 "다만 디테일적인 측면에서 내부에서 나온 내용이 없다"고 답했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고객 소비정보 등을 수집 분석해 맞춤 상품 및 정보를 제공한다는 방향성은 존재한다"며 "그러나 당국의 승인 이후 해당 데이터들이 쌓여야 구체적인 계획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KB손보 역시 구체적인 사업 모델이 구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보험연구원 관계자는 "보험분야가 타 금융기관들처럼 상품 자체가 빈번하거나 고객들과 자주 접촉할 수 있는 업이 아니다. 혜택도 롱텀이라는 한계점 때문에 당장의 수익 모델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은행이나 카드사들은 자산관리라는 경쟁력 기반 즉시 이익 창출이 가능하나 보험업의 경우 학습 효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헬스케어나 자동차 분야 연계 등에서 확장성은 커보이나 해당 인프라가 이제 준비되는 단계고, 법적인 규제들도 산적해 있는 상황"이라며 "미래를 위해서는 마이데이터가 필요하지만 당장은 타 금융기관의 스텐스를 보고 가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든다"고 덧붙였다.
보험업계 관계자 역시 "마이데이터 라는 것이 사실상 금융 소비를 생활 플랫폼 속으로 들어오게 하자는 것인데, 보험업의 경우 소비자들과의 접촉이 크지 않은 자동차 정비·의료 분야에 접점이 있다보니 새로운 모델에 대한 고민과 논의가 길어지고 있다"며 "타 금융기관이 어떤 모델을 내놓는지를 모니터링 하면서 관련 계획이 구체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