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상승세 강남이어 강북까지 영향작년 임대차2법 시행후 상승세…월세전환 가속전월세신고제로 하반기 상승세 더욱 짙어질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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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의 임대차법 시행 이후 불거진 서울 전셋값 상승세가 강남권에 이어 강북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도입된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에 따라 전셋값 오름폭이 확대된 강북지역은 최근 시행된 전월세신고제까지 겹치며 상승세가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우려된다. 시장에서는 강북지역에서도 전세물량 감소 및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서울 전세난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7일 KB부동산의 월간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강북 14개 자치구의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5억115만원으로 집계됐다. 강북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5억원을 넘어선 것은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8년 12월이후 처음이다. 

    강북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해 7월 말 정부의 임대차2법(계약갱신청구권제·전월세상한제) 시행 이후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임대차2법 시행 직후인 지난해 8월 강북 아파트 전셋값(4억1279만원)과 비교하면 21.4% 가량 증가한 셈이다.

    강남과 강북 지역을 포함한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도 지난해 8월 5억1011만원에서 이달 6억1451만원으로 약 20.4% 뛴 상태다.

    정부는 임대차시장의 투명성 제고 및 임차인의 권리 보호 강화 등을 임대차법 시행 배경으로 내세웠지만, 과세 부담을 느낀 임대인들은 전셋값을 올리거나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는 모습이다. 

    용산구 A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임대차법 시행과 함께 정부의 잇따른 세금 인상으로 전세 대신 월세를 선호하는 집주인들이 늘고 있다. 전세를 내놓는 집주인들도 과세 부담에 호가를 크게 올리고 있다"며 "최근에는 일부 강남권 재건축 이주 수요도 교통 여건이나 학군이 좋은 강북 전세 매물을 찾으면서 가격 상승폭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북 지역 전세 매물도 크게 줄어들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의 통계를 살펴보면 이날 은평구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590건으로 전월 동기(752건) 대비 27.4%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용산구(456건→339건)와 마포구(1196건→983건), 성동구(583건→502건), 중구(265건→239건) 역시 각각 25.6%, 21.6%, 13.8%, 9.8%씩 전세 거래량이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지난 1일부터 임대차법의 마지막 퍼즐로 불리는 전월세신고제까지 본격 시행되면서 하반기 강북 지역의 전세 매물잠김 및 전셋값 상승 현상이 짙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하반기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 역시 1만3023가구로 2019년 하반기(2만2989가구)와 2020년 하반기(2만2786가구)에 비해 급감한 만큼 당분간 전세난을 잡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시장의 관측이다.

    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강남 지역은 이미 대규모 재건축 이주 수요까지 맞물리며 전세난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해당 수요의 경우 동일 지역 매물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 아직까지 강북 전세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지만 매물 감소에 따라 눈을 돌릴 여지는 충분하다"며 "정부 정책이 오히려 서울 전역에서 전세난을 야기하는 만큼 서둘러 규제 완화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