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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의 헬스케어 패권 경쟁이 2라운드에 돌입했다.
그동안 헬스케어 앱을 개발해 단순 건강정보 제공에 그쳤다면, 이젠 데이터를 취득해 건강과 금융이 융합된 서비스 및 관련 자회사 설립 등에 나서며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최근 보건복지부 소속 공용기관생명윤리위원회(이하 공용IRB)의 '건강보험 진료정보 활용 연구계획'을 승인받는데 한창이다.
생명윤리법에 비춰 개인정보와 연구윤리 침해 우려가 없다는 판정을 받고 있는 것이다.
공용IRB 심의는 보험사가 건강보험공단이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건강보험 데이터 보유 기관에 데이터 제공 또는 데이터 결합을 요구하기 위한 사전 절차다.
보험업계는 건강보험 데이터 활용으로 개인의 건강 위험 및 수요를 효과적으로 파악해 니즈에 맞는 상품을 개발하고 보험료 산정 등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한화생명과 KB생명, KB손해보험이 승인을 받은 상태며, 삼성생명·교보생명·신한생명·삼성화재·현대해상·DB손보·메리츠화재 등도 심의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이 보험사의 헬스케어 전문사 등을 소유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함에 따라 해당 자회사 설립에도 뛰어들었다.
KB손보는 최근 삼성화재 출신 연구원 3명을 영입하는 등 자회사 설립을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업계는 KB손보가 지난 2016년 요양시설 사업인 KB골든라이프케어를 자회사로 설립한 만큼, 고객 건강관리 및 생애주기별 헬스 서비스들을 다각화해 제공할 것이란 관측이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통합법인이자 내달 출범 예정인 신한라이프 역시 헬스케어 플랫폼 '하우핏'을 자회사로 독립해 육성할 계획이다.
성대규 신한라이프 대표는 최근 기자간담회를 통해 관련 내용을 공식화했다.
하우핏은 인공지능(AI) 기반 홈트레이닝 서비스로, 동작인식 기술을 활용해 사용자의 운동 자세를 교정해준다. 하우핏 내 건강보험 상품 및 다양한 건강 검진 서비스 탑재가 예상되고 있다.
헬스케어 전문사들과 손잡고 시장 선점에 나선 기업들도 있다.
현대해상은 케어닥과 시니어 헬스케어 서비스를 논의 중이다. 간병인 지원 특약과 노인성 질환 관련 신상품 공동연구 등의 사업협력을 추진한다.
DB손보는 로봇기술 기반 헬스케어 기업인 에이치로보틱스와 업무협약을 맺고, 보험 상품에 재활운동 기기 '리블레스'와 관련 솔루션을 제공키로 했다.
업계는 급속한 고령화 추세와 코로나19 여파에 따라 보험사들의 향후 이 같은 움직임은 더 고도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오는 2025년 고령화율이 20%를 초과해 초고령사회가 될 것으로 예상되며, 코로나19 확산으로 건강한 삶에 대한 인식은 과거에 비해 더욱 확고해졌다"며 "지난해 보험사들이 앱을 통해 콘텐츠 제공 및 보험료 할인 혜택을 제공했다면, 올해부턴 데이터와 융합된 전문 자회사·상품·기술 등의 출연으로 관련 경쟁이 더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