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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3수생' 현대오일뱅크, IPO 재추진… 완주 관심 집중

2012년, 2018년 이어 내년 상장 추진비우호적 영업여건 속 '이익창출력' 개선 여부 촉각현대중공업그룹 신사업 역점 '수소' 투자 등 미래먹거리 확보 위한 포석

입력 2021-06-30 11:31 | 수정 2021-06-30 13:24

▲ 현대오일뱅크. ⓒ뉴데일리경제DB

현대오일뱅크가 내년을 목표로 상장을 준비 중이지만, 적정한 기업가치를 받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아직 이익창출력 개선이 본궤도에 오르지 않았고, 실적 개선 불확실성까지 남아 있는 만큼 시기를 가늠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금창출력이 저하된 데다 신규 설비 투자로 인한 차입 부담이 가중되면서 재무건전성도 저하됐다. 실적 개선 시기가 요원한 만큼 재무 부담 완화에도 적잖은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오일뱅크의 지주사인 현대중공업지주는 2022년 중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을 추진하고, 지정감사인을 신청하기로 했다. 현대오일뱅크가 2019년 1월 상장을 추진했다가 잠정 중단한 뒤로 약 2년 5개월 만에 다시 추진하는 것이다.

현대오일뱅크는 기업공개를 시도하며 유독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2012년과 2018년 두 차례 상장을 시도했지만, 스스로 상장을 철회한 바 있다.

2012년에는 국제유가 급락으로 업황이 악화하자 상장이 무산됐고, 2018년에는 금융당국의 회계 감리 절차가 길어진 가운데 증시 침체 및 투자 위축 등으로 공모시장 분위기가 악화되면서 상장을 포기했다.

올해 다시 기업공개에 나서게 된 것은 코로나19에 따른 저금리 정책으로 유동자금이 풍부해지고 공모시장이 활성화되는 등 상장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됐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유가 상승세 등 정유 업황 회복과 1분기 호실적이 이번 상장 추진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말까지만 하더라도 상장과 관련한 계획이 없다는 자세를 보였다. 이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정유 업황이 부진해 실적이 크게 악화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올 들어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면서 1분기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1분기 영업이익은 4128억원으로, 전년동기 -5631억원, 전분기 -786억원 대비 흑자전환을 달성한 것은 물론, 2017년 4분기 3815억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현대오일뱅크 측은 "현재 정유 시장이나 국내 공모시장 상황이 좋은 점을 고려해서 상장을 재추진하게 됐다"며 "높은 가치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실질 수익창출력이 아직은 저조해 불투명한 실적 전망에 따른 회복 기대감이 낮은 상황이다.

올 들어 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 관련 손익 효과, 석유화학제품 스프레드 일부 회복, 지난해 연결 편입된 윤활기유 사업의 우수한 이익 창출 등을 바탕으로 영업실적이 반등한 모습이다.

그러나 유가 급등 및 미국 이상 한파와 일본 지진 등 자연재해에 따른 정유·화학 설비 공급 트러블 등의 호재가 일시적 요인인 점, 항공유 수요 정체로 정제마진 회복이 지연되면서 실질 수익창출력이 저조한 점 등을 고려하면 본격적인 실적 개선 시기에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홍석준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이 여전히 손익분기점 이하 수준으로, 향후 수급여건 및 정제마진의 본격적인 회복 시점과 개선 수준에는 불확실성이 그대로 남아 있는 만큼 당분간은 정제마진, 유가, 주요 화학제품 스프레드 등에 연계한 실적 변동성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6월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1.4달러로, 2019년 10월 4.1달러 이후 20개월 동안 손익분기점인 4~5달러 수준을 밑돌고 있다.

최주욱 한국기업평가 전문위원은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우려와 더딘 석유 수요 회복 속에서 연초 정제마진은 유의미한 개선세를 보이지 못했다"며 "정제마진 안정화에는 글로벌 석유제품 수요의 완연한 증가가 선행돼야 하지만, 수요 회복에 잠재된 불확실성 요인들로 인해 단기간 내 유의미한 개선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신증권도 현대오일뱅크의 영업이익이 △2분기 1610억원 △3분기 2050억원 △4분기 2480억원으로 1분기에 비해 저조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 충남 서산시 소재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현대오일뱅크

뿐만 아니라 최근 수년간 부족 자금을 외부 차입 조달에 의존하는 현금흐름을 보이면서 재무건전성이 저하되고 있다.

2016~2019년 동안 자체 정제능력 확대 및 고도화 설비 투자, 종속기업을 통한 사업기반 확대 투자 등에 따라 연결 기준 연간 8000억원 안팎의 CAPEX가 발생했다.

특히 3조1000억원 규모의 HPC 프로젝트 관련 지출이 2019~2021년에 집중되면서 관련 자금 소요와 외부 차입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지난해에는 SK네트웍스 직영주유소 사업 인수, 운송용 선박 리스 등으로 리스 부채를 포함한 외부 차입이 확대됐다.

올 들어서는 유가 상승에 따른 운전자금 부담 확대, HPC 관련 투자 지출 등으로 자금 부족 현상이 지속됐다. 최근 5년간 연 2900억원 상당의 배당 소요 역시 현금흐름상 부담으로 작용했다.

분기보고서 분석 결과 1분기 기준 부채 규모는 10조원으로, 2016년 1분기 4조6406억원 이후 지속 증가하면서 5년새 두 배로 불어났다. 부채비율은 195%로, 2017년 1분기 108% 이후 악화하고 있다. 190%대 부채비율은 2014년 1분기 194% 이후 7년 만에 처음이다.

차입금 규모는 5조9187억원으로, 마찬가지로 2016년 1분기 2조2159억원 이후 지속 증가하고 있다. 자본총액 5조3336억원보다 많아지면서 차입금의존도는 110%에 달한다. 차입금 세부 내역이 공개된 2015년 1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회사 제시 투자계획 등에 따르면 HPC 및 폴리머 설비 투자 규모가 당초 계획에 비해 증액되면서 연결 기준 CAPEX는 신규 설비 잔여 투자로 2021년 1조9000억원의 자금 부담이 발생할 예정이다.

또한 11월에는 6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도 도래한다. 부족 자금 발생이 이어지면서 대규모 외부 차입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최주욱 전문위원은 "투자 완료 이후로는 HPC 설비 가동 효과와 정유 부문의 점진적인 실적 회복 등으로 현금흐름이 개선돼 차입 부담 감축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누적된 재무 부담 완화에는 중기적인 접근이 필요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와 관련, IB(투자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1분기 호실적을 내긴 했지만, 정유업이 워낙 경기에 민감한 특성이 강하기 때문에 올해 실적을 낙관하기는 어렵다"며 "상장과 관련해 현대오일뱅크 내부에서도 올해는 당연히 어렵고, 내년에도 변수가 많을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IPO는 현대중공업그룹이 신사업으로 역점을 두고 있는 수소 사업에 투자할 자금을 마련하려는 목적을 지니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3월 수소 밸류체인 구축을 위한 청사진 '수소 드림(Dream) 2030'을 발표했다. 그룹 계열사들의 역량을 활용해 2030년까지 육상과 해상에서 모두 수소 생산, 운송, 저장, 활용까지 하겠다는 것이다.

현대오일뱅크도 블루수소를 생산해 탈황설비에 활용하거나 차량용·발전용 연료로 판매하는 역할을 맡기로 하고, 2030년까지 전국에 수소충전소 180여개를 구축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IPO로 확보한 자금으로 수소 연료전지 업체 M&A 등에 성공할 경우 현대중공업그룹이 건설기계와 초대형 선박 등에 수소 연료전지를 탑재할 수 있기 때문에 그룹의 수소 사업 경쟁력은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성재용 기자 jay1113@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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