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원가 3분의 1인 '유연탄' 가격 급등지난주 t당 122.7달러… 지난해 대비 2배로시멘트 가격 인상 효과 상쇄폐플라스틱으로 눈돌려… 유연탄↓, 탄소배출권 거래↑
  • ▲ 쌍용C&E(옛 쌍용양회) ⓒ쌍용C&E
    ▲ 쌍용C&E(옛 쌍용양회) ⓒ쌍용C&E
    시멘트 업계 1위인 쌍용C&E(옛 쌍용양회)가 ‘시멘트값 인상’에도 웃지 못하고 있다. 생산원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유연탄 가격 상승으로 수익성이 나빠지고 있어서다.

    회사 측은 유연탄을 폐플라스틱 등 순환자원으로 대체하고 환경 경영을 돌파구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시멘트의 t당 가격은 지난 1일부터 7만5000원에서 5.1%(3800원) 오른 7만8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2014년 이후 동결된 시멘트 가격이 오른 것이다.

    가격인상 요인은 복합적이다. 건설경기 회복으로 시멘트 수요가 급증한 데다 주 52시간 근무제 등에 따른 고정비용 증가 영향이 크다.

    7년째 제자리걸음이던 시멘트 가격이 올랐지만 쌍용C&E 등 시멘트 제조업체에겐 그 효과가 전해지지 않고 있다. 생산원가의 30%가량을 차지하는 유연탄 가격 인상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t당 유연탄 평균 가격은 지난주 122.7달러로 치솟았다. 한 주 전(117.4달러)보다 4.5% 오른 것이다. 지난해 t당 유연탄 평균 가격이 60.2달러에 불과했던 것에 비해 2배 수준으로 껑충 뛴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관리 및 물류 비용 등을 더하면 시멘트 제조업체가 유연탄을 사들이는 가격은 더 비쌀 수 밖에 없다.

    업계는 고공행진 중인 유연탄 가격이 당분간 더 올라갈 거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최근 중국 탄광의 조업이 중단되고 국제유가까지 오르며 유연탄 가격을 밀어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경기 회복과 산업 활동 재개, 여름철 전력수요 증가 등이 예견되는 상황에서 중국 정부는 탄광 사고가 난 곳의 조업을 전면 금지해 수급의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다.

    지난해 60.2달러 수준이던 t당 유연탄 평균 가격은 하반기 내내 80.0달러 아래로 떨어지지 않을 것이란 예측이 많다.

    쌍용C&E는 환경 사업 확대를 해법으로 꺼내 들었다. 2030년까지 유연탄을 전량 폐플라스틱 등 순환자원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회사 측은 지난 2년간 1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폐합성수지를 시멘트 제조 연료로 재활용하는 시설을 구축해 왔다.

    시멘트를 만드는 소성로에서 열원으로 사용되는 폐플라스틱은 완전 연소돼 유해 물질이 발생하지 않는다. 이 경우 유연탄을 사는 비용을 줄이고 탄소배출권 거래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시멘트 1000만t을 제조할 때 순환자원으로 처리하는 비율이 30.0%라면 700억원 이상의 경제적인 효과가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회사 차원의 투자도 계속되고 있다. 쌍용C&E는 순환자원을 처리하는 계열사 ‘그린베인’을 설립하고, 폐기물 중간처리업체 인수에 나섰다. 지난 16일에는 인수 재원 마련을 위해 그린베인 주식 30만주를 300억원에 추가 인수하기도 했다.

    KDB산업은행이 2025년까지 시멘트 업계의 탄소 저감 시설투자에 1조원을 우선 지원하는 등 재원까지 확보했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폐기물 중간처리업체 인수 시 주요 연료원의 안정적인 확보가 가능하다”면서 “본격적인 환경 사업 일관화 움직임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