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 전술로 2.3조→2.1조원에 인수…논란 계속 공개입찰·투자설명회·실사 생략…속전속결 진행 KDBI, 비공개 매각으로 몸값 올리고…다시 깎아줘
  • ▲ 이대현 대표ⓒKDBI
    ▲ 이대현 대표ⓒKDBI
    대우건설 매각이 중흥건설의 승리로 결론났다. 중흥건설은 본입찰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고 '가격 수정'을 요청해 최종 우선협상대상자를 꿰찼다. 

    업계에서는 중흥건설이 이 과정서 기존 2조3000억원에 달하는 매각대금을 2조1000억원대로 낮췄을 거라고 보고 있다. KDB인베스트먼트는 인수가격이 낮아진데 대한 논란은 피할 수 없게 됐다. 
     
    ◆ 벼랑끝 전술 편 중흥건설 승리

    이대현 KDB인베스트먼트 대표는 5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가장 큰 우려는 중간에 (인수를) 그만두는 것"이라며 대우조선 매각 '노딜'을 피하기 위해 가격 조정을 받아들였음을 인정했다.  

    그는 "호반건설에 의해 M&A가 성사 안된 아픈 실패 경험이 있어 진정한 의지를 갖고 끝까지 갈 수 있을지가 가장 중요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5일 투자제안서를 받은 뒤 이달 2일 추가로 가격 수정이 이뤄진 것은 양측이 주고받은 계약서상에서 충분히 가능한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도 했다.

    이 대표는 "입찰요건을 충족한 어느 제안자가 가격 및 비가격조건 일부에 대해 수정제안을 해 와 다른 제안자에게 이미 제출한 제안조건을 수정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투자제안자에게 배포한 입찰안내서에서는 수정요청에 관한 내용이 있다"면서 "원매자는 가격 및 비가격 요소에 수정요청 권리가 있고 매도자는 유불리를 따져 수용여부를 결정할 수 있음을 안내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매수자와 많은 이야기를 듣고 조정하는 과정이 있어야 매각이 순조롭다"면서 "마지막에 예상치 못한 사유가 나오면 당황스러워 매수자의 요청사항을 듣겠다는 마음을 갖고 최대한 활용한 것이 (KDB인베스트먼트의) M&A 전략이었다"고 설명했다.  

    ◆ "계약조건 따라 최종 가격 달라져" 

    이 대표는 이번 매각 과정에서 법적 하자가 없었음을 거듭 강조했다. 대우건설 노조에서는 매각가 하락에 따른 배임 논란을 제기하는 것과는 정반대다. 

    이 대표는 "계약조건이 어떻게 마무리 되느냐에 따라 최종가격이 달라진다"면서 "최고의 가격도 딜이 완료가 돼야 받는다. 중간에 (협의과정서) 가격이 빠지고 호반건설 사례처럼 떠나버리면 딜은 깨지게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지금 단계에서는 비가격조건들도 굉장히 중요하다"면서 "MOU(양해각서) 매매계약 체결이 안된 상태서는 그 부분을 중요하게 보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KDB인베스트먼트는 우선협상자 선정 이후 상세실사 과정서 추가 부실이 나오더라도 매각가에는 3~5%만 반영해야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즉 KDB인베스트먼트는 최종 가격 면에서도 중흥건설이 DS컨소시엄을 앞질렀으나 딜 클로징 단계까지 끌고가기에도 중흥건설이 앞섰다고 본 셈이다. 

    ◆ 비공개 매각으로 몸값 올리고…다시 깎아줘  

    이번 대우건설 매각은 통상 M&A(기업 인수 합병) 절차와 달리 입찰공고, 투자설명회, 실사가 없었다. 매각 과정이 온통 비공개로 이뤄지는 탓에 초기단계부터 특정 인수자를 점찍어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KDB인베스트먼트의 이러한 매각 방식은 시장을 자극해 매각가를 끌어올리는 데는 성공했으나 결국 '몸값 깎아주기'로 연결됐다. 

    이에 대해 이대현 대표는 "대우건설 매각 공정성에 문제가 전혀 없었다"면서 "특정업체 밀어주기는 없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KDB인베스트먼트는 딜을 끌고가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주장이지만 매각의 핵심 요소인 '가격'을 특정 업체의 요구에 따라 받아들인데 대한 비판은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