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신한 3분기 누적순이익 각각 4조3953억·3조9856억
  • 지난해 경기부진과 고금리 등으로 국내 기업들의 매출액 증가율과 영업이익률이 고꾸라진 가운데 국내 금융그룹들은 올해 3분기까지 많게는 4조원이 넘는 역대급 순이익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지난 23일 공개한 '2023년 연간 기업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기업성자을 나타내는 매출액 증가율이 지난 2022년 15.1%에서 지난해 -1.5%로 마이너스 전환했다. 이는 지난 2010년 통계편제 이후 최저치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은 △전자·영상·통신장비(5.0%→-14.5%) △코크스·석유정제(66.6%→-13.8%) 등을 중심으로 매출액이 2.3% 감소했다.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도 2022년 4.5%에서 지난해 3.5%로 하락했다. 2009년 통계 편제 이후 가장 낮았다. 제조업의 경우 3.3%로 2022년 5.7%보다 내린 반면에 비제조업은 2022년 3.6%에서 지난해 3.7%로 소폭 상승했다.

    안정성 지표도 엇갈렸다. 부채비율은 2022년 122.3%에서 120.8%로 하락했지만, 차입금의존도는 31.3%에서 31.4%로 소폭 올랐다.

    이런 가운데 KB·신한금융지주는 올해 3분기 누적순이익은 설립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KB금융지주의 1~3분기 당기순이익은 4조3953억원으로 역대 가장 많았다. 3분기 순이익 1조6140억원 역시 전년동월대비 17.9% 늘어 같은분기 기준으로는 창립 이래 최대 규모다.

    신한금융지주의 경우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 3조9856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와 비교해 4.4% 늘었다. 역대 가장 많은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022년 3분기 4조3154억원이다. 하지만  당시 3000억원 규모 증권사 사옥매각을 제외하면 경상적 이익측면에서 새기록을 세웠다. 

    더구나 3분기에 반영된 1000억원이 넘는 증권 파생상품 거래 손실까지 고려하면 기존 순이익 기록을 큰 폭으로 넘어섰다. 

    지난 8월 5일 신한투자증권에서는 아시아 증시 폭락시점에 이뤄진 코스피200 선물거래에서 1000억원이 넘는 손실이 발생했다. 이로인해 3분기 실적에 이 금융사고 손실 규모는 1357억원으로 반영됐다. 

    우리금융의 3분기 누적순이익은 2조659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9.1% 증가했다. 역대 최대인 2022년 3분기 누적액 2조6620억원과 비교해 30억원 못미치는 역대급 순이익이다. 

    우리금융지주 실적공시와 함께 배포한 보도자료에서도 "3분기 만에 지난해 연간 실적 2조5063억원을 초과 달성하며 '연간 당기순이익 3조원'을 향한 순조로운 행보를 이어 나갔다"고 밝혔다. 

    이처럼 금융그룹들이 역대급 순이익을 낼 수 있었던 배경에는 7월부터 지금까지 이어지는 가계대출 억제정책이 영향을 미쳤다. 은행들이 시장금리 흐름을 거슬러 줄줄이 대출 기본금리에 붙는 가산금리를 올리면서 예상보다 예대마진 축소폭이 줄어들은 탓이다. 

    실제로 한은 통계에 따르면 8월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4.08%로 7월(4.06%)보다 0.02%p 높아졌다. 6월이후 3개월만의 상승 전환이다. 주택담보대출도 3.50%에서 3.51%로 0.01%p 올라 10개월만에 반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