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3500억 확보... 조달자금 90% 친환경 항공기 도입1분기 기준 부채비율 1222.5%→307.6% 낮춰 2분기 어닝서프라이즈… 매출 2조·영업익 1418억 전망
  • 대한항공이 ESG(환경·사회적책임·지배구조) 채권 발행이 순조로운 비행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외부 평가기관으로부터 녹색채권 최고등급을 받은 데 이어 최근 진행한 수요예측에서도 3500억원의 뭉칫돈을 받으며 흥행을 기록했다. 

    대한항공은 ESG 등급 공시에 앞서 진행된 수요예측에서 뜨거운 러브콜을 받았다. 

    대한항공은 이달 700억원, 1360억원, 1440억원 규모로 3개의 무보증사채(회사채)를 발행한다고 1일 공시했다. 총 3500억원의 회사채 만기는 각각 1년 6개월, 2년, 3년이다.

    당초 총 2000억원 규모로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었지만 수요가 몰리며 발행금액을 늘렸다. 기관투자자를 상대로 진행한 수요 예측(사전 청약)에서 약 5800억원이 넘는 매수 주문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이 발행하는 회사채는 친환경 사업과 사회적 가치 창출 목적으로 발행 자금을 사용해야 하는 ESG 채권이다.  ESG 채권은 크게 ▲녹색채권(Green Bond) ▲사회적채권(Social Bond) ▲지속가능채권(Sustainability Bond)으로 구분된다. 대한항공이 발행할 ESG 채권은 녹색채권이다.

    대한항공은 조달자금을 차세대 친환경 항공기 도입 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다른 동급 항공기보다 좌석당 연료 효율이 25% 높은 보잉 787-10을 추가 도입한다.

    대한항공의 ESG 금융 인증 평가를 맡은 한신평은 "이번 녹색채권으로 조달한 자금이 투입될 B787 기종의 경우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친환경 차량과 유사한 수준으로 인정된다"라며 최고 등급인 GB(Green Bond) 1등급을 부여했다.

    한신평은 "평가 결과 Part 1(프로젝트의 적격성, 자금투입 비중 등) 등급을 'E1', Part 2(관리, 운영체제 및 투명성 평가) 등급을 'M1', 최종 평가등급은 'GB1'을 부여했다"며 "녹색채권을 통해 발행하고자 하는 금액은 총 3500억원이며, 조달자금의 90% 이상을 친환경 항공기 도입 관련 리스료 납부에 배분할 예정이다"고 했다. 

    대한항공은 탄소중립 목표달성을 위해 기존 기종 대비 연료사용 효율을 개선한 친환경 항공기종을 도입을 계획하고 있다. 조달자금은 녹색채권 발행일 기준 5년 이내에 도입한 친환경 항공기종의 금융리스료와 운용리스료 납부에 배분될 예정이다.

    대한항공의 신용등급은 BBB+로 A등급 이하로 비우량 기업 회사채로 분류되지만 올해 3월 3조3000억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부채 비율을 낮추면서 잇따라 회사채 발행에 성공했다.

    실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은 307.6%로 1년 전 1222.5%보다 914.9%포인트 감소했다. 

    시장에선 항공화물 시장이 유례없는 호황을 맞으면서 대한항공의 올해 2분기 실적도 전망치를 크게 웃돌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대한항공은 2분기 매출 2조원, 영업이익 1418억원의 실적을 기록했을 것이라고 하나금융투자는 전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6.9%와 28.7% 증가한다는 추정치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주 노선을 중심으로 전 세계 화물 수출 회복과 컨테이너선공급 부족에 따른 항공화물 수요 확대로 화물 수송이 전년 동기 대비 16.1% 증가할 것"이라며 "해상 컨테이너선 운임 상승세가 여전히 지속될 정도로 (화물 운송 서비스의) 공급 부족이 심한 상황이 3분기에도 항공화물 수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류제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항공화물 호조가 지속되고 하반기에도 안정적인 현금 흐름이 예상된다"며 2분기 영업이익이 전망치보다 2배 많은 19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