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택배·물류 시장 급성장네이버, CJ대한통운과 풀필먼트 센터 추가 확보카카오, 한진택배와 맞손... 본격 시장 진출
  • 빅테크 기업 네이버와 카카오가 택배·물류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양사는 각각 CJ대한통운, 한진택배 등과 합종연횡하며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한 승부수를 띄운 상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CJ대한통운과 스마트스토어 판매자 중심의 풀필먼트 센터를 추가로 확보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10월 CJ대한통운과 6000억원 규모의 지분 교환을 통해 3대주주로 올라선 네이버가 본격적으로 택배·물류 사업을 전개하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풀필먼트 센터 추가 확보를 통해 쿠팡에 비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물류 경쟁력이 큰 폭으로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네이버는 이번 협력을 통해 20만평 규모 이상의 풀필먼트 센터를 설립하고 네이버 브랜드스토어에서 제공해오던 익일배송 서비스를 내년부터 46만 스마트스토어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생필품이나 신선식품 등 빠른 배송에 대한 사용자 니즈가 많은 상품군의 경우 당일배송 및 새벽배송이 가능하도록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당일배송 및 새벽배송 인프라 구축은 네이버가 현재 동맹을 맺고 있는 신세계·이마트 그룹과도 영향이 있다. 3분기 네이버 장보기에 이마트가 입점하게 되면, 생필품 및 신선식품의 빠른 배송에 대한 니즈가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번 CJ대한통운과의 협업은 이를 염두한 포석일 가능성이 높다.

    네이버는 향후 빠른 배송 뿐만 아니라 희망일 배송, 프리미엄 배송 등의 서비스를 통해 판매자들이 구비한 다양한 상품 특성에 맞춘 최적화된 서비스를 지원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지난 20일에는 특수 물류 전문 업체 발렉스와 손을 잡고 프리미엄 배송을 시작하기도 했다.

    황현준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쇼핑 거래액이 급증하며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주도한 네이버는 하반기 장보기, 빠른 배송 등을 통해 지배력 강화 및 수익모델 다변화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한진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지난달 30일부터 카카오 T 앱에서 택배 베타서비스를 시작했다.

    카카오 T 앱 내 ‘퀵 택배’ 메뉴를 활용하면 택배기사를 호출할 수 있으며, 사용자는 물품 픽업 및 배송현황 확인, 자동결제까지 한 번에 플랫폼 내에서 해결이 가능하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카카오 T가 택시·대리운전·항공권 예약 등의 다양한 사업으로 약 2800만의 가입자를 확보한 만큼 이들에게 하나의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택배 서비스로 락인효과를 누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와 한진은 미래사업 영역에서도 협력을 진행한다. 자율주행 기술 기반 택배차량 인프라 및 시스템 개발, AI 기술을 활용한 택배 운송 관리 시스템 구축, 무인 로봇을 활용한 건물 내 배송 등이 핵심이다. 더불어 카카오모빌리티의 기술력과 한진의 물류 운영 노하우를 접목한 라스트마일 운송 등에 대한 협력 기회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도 카카오의 자회사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지난 21일 hy(구 한국야구르트)와 ‘전략적 물류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연합군을 형성했다. 양사는 AI 기술 기반 주문 취합 및 송장 처리, 실시간 재고 관리 등의 물류체계 구축 방안을 연구할 방침이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모빌리티는 대리, 블루 등의 성장과 더불어 주차, 퀵서비스, 펫택시 등 사물과 사람의 이동을 포용하는 플랫폼으로 성장의 파이 넓혀가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