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재건축단지 안전진단 탈락에 관망세 전환 작년 6월이후 적정성검토 통과 단 한 곳 뿐 재건축시장 위축에 업계선 주택공급불안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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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재건축시장이 안전진단 장벽에 부딪혀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최근 주요 재건축단지들이 안전진단단계에서 잇따라 고배를 마시면서 사업 초기단계 단지들이 관망세로 돌아선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에서는 재건축시장이 위축될 경우 주택공급에 악영향이 미칠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양천구 목동에서는 지난해 신시가지9단지에 이어 올해 11단지가 재건축 안전진단 장벽을 넘지 못하면서 일대 단지들도 사업속도 조절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다. 현재 목동 신시가지 14개단지가 재건축사업을 진행중이지만, 재건축이 확정된 곳은 6단지 뿐이다.

    신시가지2단지 재건축 추진위 관계자는 "정부의 안전진단 규제 강화 이후 재건축 사업이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다. 서울시장 선거 이후 사업 활성화에 대한 조합원들의 기대와 달리, 오히려 사업이 어려워진 상황"이라며 "안전진단 규제 완화와 관련해 확실한 신호가 나오기 전까지 섣불리 사업을 진행하지 말자는데 의견이 모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재건축 바람이 거센 노원구에서도 비슷한 분위기가 흘러나온다. 상계동을 중심으로 중계·하계·공릉동까지 재건축 열기가 이어지고 있지만 최근 태릉우성아파트가 2차 정밀안전진단(적정성검토)에서 탈락하면서 일대 재건축단지가 신중모드로 전환하고 있다.

    태릉우성아파트 경우 지난 1985년 준공돼 재건축 연한(30년)을 훌쩍 넘은데다 사업추진 속도도 가장 빨라 노원구 대표 재건축단지로 거론돼 왔다. 현재 노원구에서는 10여개 단지가 재건축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한 상태로 이들 단지에서는 사업 지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하계동 장미아파트(하계시영6단지) 경우 지난 3월 하계동 최초로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한 후 이날 정밀안전진단 접수를 위한 모금 활동까지 마쳤지만 1차 정밀안전진단 신청시기에 대해선 면밀히 검토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장미아파트 재건축 추진위 관계자는 "오늘 정밀안전진단을 위한 소유주 모금을 완료했지만 태릉우성아파트 재건축 이슈를 고려할 때 실제 접수는 소유주들과 공감대를 형성한 후 진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소유주 사이에서도 사업 추진과 관련해 의견이 반반으로 나뉘고 있어 충분히 수렴해 적정 시기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밖에도 지난 6월에는 강동구 명일동 고덕주공9단지가 2차 정밀안전진단에서 탈락해 국토안전관리원에 이의를 제기한 상황이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6.17대책 이후 서울에서 재건축이 확정된 곳은 도봉구 삼환도봉아파트가 유일하다.

    재건축 추진단지들이 잇따라 사업에 속도를 늦추면서 부동산시장 불안정화가 심화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 주도의 주택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민간정비사업 활성화에 제동을 걸 경우 집값 상승만 자극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서울 집값이 여전히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는 만큼 정부가 안전진단 규제를 통해 부동산 시장 과열을 막으려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되려 추가적인 집값 상승을 야기하게 될 것"이라며 "당장의 집값 상승은 제쳐두더라고 재건축 시장 활성화를 통해 주택 공급에 숨통을 틔워야 시장 안정을 도모할 수 있을 것"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