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매출 2조, 영업익 3000억 전망자본금 확충 기대… 2010년 이후 11년간 변동없어시총 2조 육박… 인터내셔널 넘어섰지만 시장 소외주자본총계 5323억원 중 자본금 81억 불과
  • LX그룹으로 분리된 이후 무서운 실적 상승세를 보이는 LX세미콘(옛 실리콘웍스)이 자본확충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세계적인 반도체 사이클이 덮쳤고, 주력 상품인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판매가 호황을 누리는 상황에서 국내 1위 팹리스라는 타이틀에만 만족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업계에서는 파운드리 등 신사업 진출을 위해서라도 덩치를 키울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고 있다.

    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X세미콘의 2분기 영업실적 전망치는 매출 4155억원, 영업이익 638억원이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189.6%, 영업이익은 686% 등 폭발적 상승이 기대된다. 키움증권의 경우 매출 4329억원(197%), 영업이익 733억원(+788%)으로 예상했다.

    역대급 성장에도 시장 관심도는 비례하지 않는다. 주가는 지난해 4월 4만원선에서 4일 12만1400원까지 뛰었지만 일평균 거래량은 24만1000주에 불과하다. 전체 발행주식 1626만4000주의 1.48%만이 유통된다는 얘기다.
  • ▲ 손보익 LX세미콘 대표
    ▲ 손보익 LX세미콘 대표
    원인은 실적에 비해 너무 작은 덩치 때문이다. 올해 매출 전망치는 1조7355억원 수준인데 시가총액은 1조9745억원에 달한다. 그룹내 형님격인 LX하우시스(8654억원)의 2배가 넘고, LX인터내셔널(1조1609억원) 보다도 크다.

    시총 2조원에 육박하는 기업이 실적이나 전망 보다는 투기세력에 따라 주가가 요동치기 쉬워 투자자들의 진입을 막는다. 다수의 주식투자 커뮤니티에는 LX세미콘의 주식 유통물량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한 투자자는 "특정 투자자가 유통물량 대부분을 쥐고 있으니 반도체 종목들이 다 올라도 혼자 개별주 같은 흐름을 보인다"고 했다.

    예상가능한 방안은 무상증자다. LX세미콘은 2010년 코스닥 상장 당시 무상증자를 통해 945만주 가량을 늘린 이후 한차례도 증자를 단행하지 않았다. 넘치는 유동자금도 무상증자 가능성을 높인다. 1분기 기준 자본총계는 5613억원에 달하지만 자본금은 81억원에 불과하다. 벌어들인 영업이익을 자본금으로 돌리면 신규사업 투자활용도가 높아진다. 50%를 넘지 않는 부채비율도 안정적인 증자를 담보할 수 있다.

    계열분리 후 LX그룹이 미는 소위 잘나가는 기업이라는 점도 눈여겨봐야 할 점이다. LX세미콘은 계열분리 이후 사업목적을 반도체 설계 및 제조 항목에 반도체, 반도체 제조장비, 응용부품 설계, 제조 등 을 추가해 사업 확장을 시사했다. 또 90%에 달했던 LG디스플레이와의 거래 비중을 낮추고 삼성디스플레이, 중국 BOE, CSOT 등 거래처도 늘리는 중이다.

    그룹 총수 구본준 회장이 공공연히 힘을 싣는다는 얘기도 나온다. 손보익 LX세미콘 대표가 계열 분리 기업 중 유일하게 사장으로 승진한 게 방증이다. LX그룹 관계자는 "계열분리가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만큼 각 계열사별 IR을 강화해 기업가치를 제고할 계획"이라며 "배당금을 늘리는 등 주주가치 제고에도 각별히 신경쓰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