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전망에 실망감당분간 엔비디아 독주 계속2026년 'MI400' 기대… 삼성 HBM4 탑재 예정
  • ▲ 리사수 AMD 최고경영자(CEO). (사진=AMD홈페이지)
    ▲ 리사수 AMD 최고경영자(CEO). (사진=AMD홈페이지)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반도체 독주를 저지할 대항마로 꼽혔던 미국 반도체 기업 AMD가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 전망을 내놨다.

    AI 산업에서 '엔비디아 천하'가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더불어 AMD를 주요 고객사로 둔 삼성전자의 반전 가능성도 줄어들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AMD는 29일(현지시간) 3분기 실적발표에서 매출 68억달러, 주당 순이익 0.92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월가 전망치에 부합하는 수치다. 하지만 AMD는 4분기 매출 전망을 시장 예상치보다 낮은 72~78억달러를 제시했다. 공급망 제약으로 강력한 AI 수요를 소화하기 어렵고, PC 시장도 예상보다 느리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AMD는 설명했다.

    AMD는 지난 10일 AI 가속기 'MI325X'를 출시하고 엔비디아의 '호퍼' 시리즈를 추격하고 있다. 하지만 엔비디아가 지난해 출시한 AI 가속기에 비해 뛰어난 성능을 보이지 못한데다 연말 판매를 시작하는 '블랙웰'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어 쉽지 않은 모습이다.

    AMD는 AI 칩을 포함한 데이터센터 부문 내년 매출 전망치를 50억달러로 제시했는데 로이터 통신은 투자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도 "AMD 주가는 올해 20% 상승했으나 엔비디아 같은 경쟁사는 같은 기간 훨씬 더 많은 이익을 얻었다"며 "AMD의 새로운 AI 가속기는 엔비디아 칩과 경쟁하고 있지만, 공급 부족으로 인해 성장이 저해됐다"고 평가했다.

    AMD의 불투명한 전망은 동맹을 맺고 있는 삼성전자에도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최신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MB3E)를 공식적으로 납품하는 곳은 AMD다. 엔비디아는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으로부터 공급받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아직 퀄테스트 단계에 머물러 있다.

    다만 AMD가 2026년 선보이는 'MI400'에는 6세대 HBM4가 탑재될 계획이어서 시장 판도에 변할 가능성도 있다. 삼성전자와 내년 HBM4 양산을 목표로 기술 개발에 한창인데, 6세대 공정부터는 파운드리와 메모리를 한 곳에서 패키징하는 삼성전자식 토탈 솔루션이 유리할 것이란 분석이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내년 TSMC의 AI 칩 생산 능력은 매우 타이트해서 공급 부족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제조부터 패키징까지 모두 가능한 삼성전자에게는 새로운 기회로 다가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