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소비자물가 2.0~2.2% 조정할 듯금리 인상분 시장금리에 선반영…부담↓'매파' 고승범 금통위원 '부재'… 변수될까
  • 소비자 물가 상승세가 한국은행의 8월 기준 금리 인상을 재촉하고 있다. 또 가계부채와 부동산 시장 진정 등 금융불균형 해소를 위해 금리를 상향 조정할 것이란 관측이 힘을 받는 양상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이달 말 발표하는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소비자물가 전망치를 기존 1.8%에서 2.0~2.2%로 올릴 전망이다. 코로나19 위기 극복 과정서 과도한 유동성이 인플레이션 상승과 만나 물가를 한층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밥상물가서 시작된 물가 상승세는 최근들어 서비스 영역으로 번지고 있다. 1분기 우리나라의 식료품 물가는 작년 1분기보다 8.2% 상승했다. 

    코로나19 이후, 펜트업 소비가 확산되면서 움츠렸던 서비스 가격까지 상승곡선을 탔다. 여기에 국제유가와 농축수산물 가격까지 오르면서 하반기 물가는 더 오를일만 남았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집값 상승세가 꺾이지 않는데다 가계부채 누적 역시 금리인상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연내 금리인상을 연거푸 시사하며 '금융불균형' 해소를 강조해왔다. 

    이 총재는 지난달 금통위 기자간담회서 "주택가격이 상당히 높고 고평가 돼있다"면서 "전세계적으로 저금리가 장기간 지속돼 자산가격이 오르는 것은 공통현상이나 한국의 경우 차입을 통한 자산투자 비중이 높은 점은 다른 나라와 대비된다"고 지적했다. 

    당시 금통위 회의서 이주열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인 중 5명이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을 언급했다. 

    정은보 신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6일 "한계기업, 자영업자 부실 확대와 자산의 가격 조정 등 다양한 리스크가 일시에 몰려오는 '퍼펙트 스톰'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코로나19 4차 유행이 계속되고 있으나 수출과 소비 등 실물경제가 뒷받침하고 있는 점도 한은의 금리인상 부담을 덜어주는 대목이다. 

    또 지난 수개월 간 이주열 한은 총재가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하는 동안 시장금리가 줄곧 상승해 시장의 부담이 크지 않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오는 26일로 예정된 금통위서 기준금리 인상을 내다보고 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정부가 하반기 물가상승률이 2%대로 높게 유지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고 7월 금통위에서 대부분 위원들이 금리인상 필요성에 공감한 점을 들어 8월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0.75%로 25bp 인상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8월 금리인상 단행의 변수는 '강성 매파' 고승범 금통위원이 금융위원장 후보가 된 것"이라며 "강성 매파의 부재 이후 다른 위원들이 얼마만큼 강한 금리 인상 의지가 있는지 변수"라고 밝혔다. 고 후보자는 지난 7월 금통위에서 유일하게 금리인상 소수의견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