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사장단 오찬 주목故이건희 회장 4주기는 조용히27일 회장 취임 2주년, 내달 1일 창립 55년등기이사 복귀, 컨트롤타워 복원 등 요구 많아
-
삼성이 반도체 사업 등으로 위기를 맞은 가운데 이재용 회장이 새로운 경영 방향성을 담은 메시지를 내놓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의 4주기 추도식과 함께 사장단 오찬이 예정돼 있고 오는 27일 취임 2주년은 별도 행사 없이 조용히 지나갈 것이라는데 무게가 실린다.25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등 유족들과 삼성 사장단 등은 이날 오전 경기도 수원 선영에서 열리는 이건희 선대회장의 4주기 추도식에 참석한다.전날엔 이 선대회장을 추모하기 위한 음악회가 열렸다. 경기도 용인 삼성전자 인재개발원에서 저녁 늦게 열린 이 행사에는 이 회장을 비롯한 유족들과 삼성 사장단, 임직원, 인근 주민, 협력회사 대표 등이 참석했다. 지난해에 이어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이자 삼성 호암상 예술상을 받은 조성진이 공연에 나섰다.시선은 추도식 이후 용인 삼성인력개발원에서 열리는 오찬에 집중되고 있다. 이 회장과 삼성 사장단이 참석하는 자리인만큼 경영 현황과 향후 사업 전략을 논하는 자리가 만들어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특히 이번엔 삼성이 이례적으로 '위기'를 인정한 상황이라 이 회장이 이와 관련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가 최대 관심사다. 재계에서는 이날 오찬 자리가 선대회장의 기업가 정신을 되새기는 동시에 현재의 위기 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선언이 나올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본다.게다가 오는 27일은 이 회장이 취임한지 2주년을 맞는데다 내달 1일에는 삼성전자 창립 55주년 기념일이라 의미있는 메시지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이 회장은 앞서 2022년 부회장 시절에도 추도식 후 사장단과의 오찬에서 "선대의 업적과 유산을 계승 발전시키는 것이 제 소명"이라고 밝히면서 "더 과감하게 도전하라"고 주문한 바 있다.이후 이 회장은 회장직에 오른 뒤 경영 행보에서도 '새로운 기술 확보', '과감한 도전', '미래 개척' 등을 강조하며 삼성이 가야할 길을 제시해왔다. 재계에선 실적 악화와 기술 리더십이 흔들리는 현 상황에서 이 회장이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삼성의 독립감시기구인 삼성준법감시위원회(이하 준감위)에서도 이 회장의 책임경영 구조를 다시 갖춰야 할 필요성을 지적하고 나섰다. 최근 삼성의 위기 상황에 대해 이찬희 삼성 준감위 위원장은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 등 혁신적인 지배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하며 책임경영을 실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게 급선무라고 말했다.국정농단 사태로 해체된 그룹 컨트롤타워를 재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지난 2017년 2월 해체된 미래전략실 이후 삼성전자는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금융과 건설 분야에도 각각 TF를 운영해 역할을 대체하고 있지만 한계점이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이 회장이 본격적으로 경영 전면에 나서지 못하는 핵심 원인으로 꼽히는 사법 리스크 해결도 숙제다. 지난 2017년 2월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구속 수감을 거친 이후에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회계 부정 혐의로 8년 넘게 재판을 받고 있다.재계 관계자는 "아직 이 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 해소되지 않는 등 경영 전면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고 이번 위기론에도 대외적으론 메시지를 내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