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코스피 고배당 50 35.9% 상승, 코스피 상승률 크게 웃돌아 불확실성 장세에 배당 투자수요 몰려, 하락장 대비·안정적 현금 흐름 코스피 상장사 이익 개선 뚜렷,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책 강화 기대
  • 인플레이션 압력과 미국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안정적인 배당주가 투자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올해 주요 상장기업의 실적 개선세가 이어지면서 배당지급액 상향 기대감도 투자 매력도를 높이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배당 수익률이 높은 50종목으로 구성된 코스피 고배당 50지수는 올해 들어 지난 2일까지 35.9% 뛰었다. KRX 고배당 50지수와 코스피 배당성장 50지수도 각각 23.8%, 21.8%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10.5%)을 크게 넘어선다. 

    배당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배당주 투자는 통상 10월부터 매수세가 몰린다. 연말까지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야 배당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코로나19 델타변이 확산, 조기 테이퍼링 이슈, 인플레이션 압박 등 하반기 증시 불안감이 고조되면서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확보할 수 있는 인컴형 자산에 투자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 

    전례 없는 유동성 잔치가 끝날 조짐을 보이고 국내 증시가 조정 국면을 맞은 상황에서 배당주는 뚜렷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한 달간(8월 3일~9월 2일) 코스피 지수는 1.9% 하락한 반면 배당 지수는 1~4%대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장세에서는 안정적인 배당주가 대인아 될 수 있다”며 “특히 경제 피크아웃(Peak out·실적 정점 통과) 우려와 높은 인플레이션을 동반한 시기에는 저변동성, 고배당 업종의 성과가 우수했다”고 밝혔다. 

    올해 기업들의 주주환원 정책이 강화될 것이란 기대감도 영향을 미쳤다. 작년 코로나19 직격탄으로 기업들은 중간 배당을 포기하거나 배당 성향을 낮추는 등 배당 정책에 소극적 태도를 보였다. 지난해 부진을 딛고 하반기 실적도 큰 폭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배당 규모 확대 가능성도 적지 않다. 

    김지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코스피가 2017년 이후 연간 사상 최대 규모의 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배당지급액도 증가할 것”이라며 “코스피 기업들의 올해 상반기 배당지급액은 6조8000억원으로 이미 코로나 위기 발생 이전인 2019년 상반기 수준을 넘어섰다”고 분석했다. 

    상반기 기준 코스피 기업의 배당지급액은 지난 2016년 8000억원에서 2019년 5조9000억원으로 매년 상승 추세를 나타냈다. 코로나19 여파로 작년 상반기에는 전년 대비 15% 줄어든 5조원이다. 올해 상반기의 경우 36% 늘어난 6조8000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대표적 고배당 섹터로 금융과 통신 업종을 꼽는다. 철강은 고배당과 낙폭과대 성격을 동시에 갖춘 업종으로 구분된다. 

    코스피 대형주 가운데 삼성증권(8.3%)은 올해 예상 배당 수익률이 가장 높은 종목으로 거론된다. 이어 우리금융지주(7.9%), 하나금융지주(7.6%), NH투자증권(7.4%), 금호석유(7.2%), 기업은행(6.8%), 삼성카드(6.3%), KT(6.3%), 쌍용C&E(6.3%), 신한지주(6.2%), KB금융(6.2%), GS(5.1%) 순이다. 

    김 연구원은 “이달에는 경기 정점 통과 가능성, 델타변이 확산, 미 연준 통화정책 등 각종 불확실성 요인이 해소되지 못한 상황에서 코스피 기술적 반등을 예상하고 있는 만큼 안전마진을 갖춘 기업 중심의 대응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