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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제국의 명암-③] 곪아터진 내부 갈등... 수평적 조직문화의 민낯

주 52시간 근무제 등 근로기준법 6개 항목 위반직장 내 괴롭힘 등 불합리한 인사 평가 불거져선별적 복지제도 등 모호한 성과 책정, 직원 간 위화감 조성겉으로만 수평적, 내적으론 수직적 문화 고착화

입력 2021-09-09 06:16 | 수정 2021-09-09 09:33

▲ 카카오 판교 오피스 ⓒ카카오

자유로운 호칭과 수평적 조직 문화로 알려진 카카오는 취준생들에게 '꿈의 직장'으로 불린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초과 근무를 비롯해 불합리한 인사평가 및 보상제도 등에 대한 불만으로 얼룩져 있다.

올해 4월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성남지청이 카카오를 대상으로 근로 감독을 시행한 결과, 주 52시간 근무제 등 근로기준법 6개 항목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임산부에게는 시간외근무를 지시하고, 퇴직 직원에게 연장근무 수당을 제때 지급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 앱에 카카오 직원이 직장 내 괴롭힘에 따른 유서를 공개하면서 논란을 빚기도 했다. 글쓴이는 "나를 집요하게 괴롭힌 XXX셀장" 등을 지목하며 "내 죽음을 계기로 회사 안의 왕따 문제는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내용을 올렸다.

카카오가 일부 직원들에게 고급 호텔 숙박권을 지급하는 혜택에 대해서도 '선별적 복지제도'에 불과하다는 원성을 샀다. 본사 직원 72명에게만 고급호텔 2박 숙박권을 지급하기 위한 사내 예약 시스템을 마련한 것. 이를 두고 카카오 노동조합 크루유니언은 "회사가 모호한 성과 책정으로 직원 간 위화감을 조성한다"고 지적했다. 

여민수·조수용 카카오 공동대표가 직원들의 인사평가와 보상체계에 대해 의견 청취에 나서면서 진화에 나섰지만,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의견 수렴이 필요한 단계가 지난 데다가, 회사가 원론적인 입장에 그치고 있다는 직원들의 지적이 빗발쳤다.

꿈의 직장으로 불리는 카카오의 민낯이 공개되면서 김범수 의장에 대한 비난도 쇄도 중이다. 블라인드 앱에는 김 의장이 다음(DAUM) 인수합병(M&A) 이후 소속 인원들을 홀대하고, 자녀들을 케이큐브벤처스에 부당 취업시켰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직원들에게는 보상을 스톡옵션으로 일방적으로 지급하고, 김 의장이 설립한 기부 재단도 위선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취준생들 사이에서도 취업 선호도 순위가 기존 '네카라쿠배당토(네이버·카카오·라인·쿠팡·배달의민족·당근마켓·토스)'가 '쿠배네카라'로 바뀌는 추세다. 다양한 복지제도와 높은 초봉으로 취준생들의 환심을 산 쿠팡과 배달의민족의 선호도가 올라간 것이 원인이다.

전문가들은 카카오가 강조했던 유연하고 트렌디한 조직 문화가 사실상 허울뿐인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강조한다. IT기업 특유의 수평적이고 열린 소통 구조를 추구해 왔지만, 덩치가 커지면서 기존 대기업의 경직된 문화를 답습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IT위원회 관계자는 "카카오가 급성장하는 과정에서 실적 위주의 조직 문화가 자리잡게 됐다"며 "관리 시스템의 부재로 조직원들과의 불통, 불확실한 노동 환경이 불거질 수 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IT 스타트업 한 대표는 "(카카오는) 누적된 조직 문화 문제가 곪아터진 것"이라며 "자유로운 호칭과 유연한 출퇴근에 국한된 것이 아닌, 직원들의 의견을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기업 문화를 조성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희강 기자 kpen84@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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