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소비 위축에도 명품시장 무풍지대롯데, 신세계, 현대 백화점 온라인 명품 매출↑MZ세대 소비 주효… 온라인 선호도 영향 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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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백화점 명품 매장에선 오픈런이 계속되고 있지만 소비지형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명품=백화점'이란 공식을 깨고 온라인을 통해 명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시장이 커질수록 허위과장 광고, 가품 판매 등 곳곳에서 잡음도 일어나고 있는 상황. 온라인 명품 시장의 현 상황을 점검하고 성장하기 위한 과제를 짚어봤다.[편집자주]코로나19 사태로 경기 침체와 소비 위축이 이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잘 나가는 상품이 있다. '명품'이다.백화점과 면세점으로 판매 창구를 제한해온 명품업계의 오랜 불문율도 깨졌다. 부를 과시하는 플렉스(Flex) 문화와 함께 명품 소비의 '큰손'으로 떠오른 MZ세대가 온라인 채널을 선호하면서 명품업계의 온라인 판매도 늘어나고 있다.15일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명품 시장 규모는 125억420만달러, 약 15조원에 이른다. 미국, 중국 등에 이어 세계 7위 수준이다.이는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지난해 전 세계 명품 매출이 19%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놀라운 수치다. 이른바 '에루샤'로 불리는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이 지난해 국내에서 벌어들인 매출은 모두 2조5000억원에 달한다.명품 소비의 폭발적 증가세는 코로나19 여파로 주춤했던 매출마저 끌어올렸다. 롯데, 신세계, 현대 등 백화점 3사의 온라인 매출도 상승세다.롯데쇼핑의 이커머스 사업부 '롯데온(ON)'의 올해(4~8월, 지난해 4월 사이트 오픈) 명품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48.9% 신장했다.현대백화점의 온라인몰 매출도 가파른 성장세를 그렸다. 올해(1~8월)까지 더현대닷컴·현대H몰 등 온라인 채널의 명품 매출은 전년 대비 91.2% 신장했다.
지난해(1~12월) 온라인 매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74.1%로 신장세를 보였다.신세계가 운영하는 온라인 사이트 SSG닷컴의 명품 매출 역시 지난해 기준 전년 대비 47% 신장했다. 올해(1~8월) 역시 이와 같은 성장세를 이어나가 전년 동기 대비 20%가량 매출이 뛰었다.명품을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전통 이커머스 업체들도 특수를 누리고 있다.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G마켓·옥션의 지난해(1~8월) 수입 명품 카테고리 매출 역시 전년동기대비 각각 21%, 15% 신장했다. 온라인 명품 커머스 머스트잇의 지난해 거래액과 거래 건수는 전년보다 각각 66%, 61% 늘었다.명품에 특화된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자체 온라인몰 ‘에스아이빌리지’는 지난해 10월 말 이미 연간 매출 목표액(1000억원)을 조기 달성했다. 지난해 에스아이빌리지의 고객 중 2030세대의 비중(구매금액 기준)이 62.5%에 달한다. -
명품업계도 온라인 시장을 새로운 플랫폼으로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5월 ‘까르띠에’와 ‘프라다’가 국내 공식 온라인몰을 오픈했고, ‘구찌’와 ‘샤넬’도 각각 네이버와 카카오톡 등 온라인 플랫폼에 입점했다.업계는 온라인 명품 시장이 성장한 배경으로 'MZ세대의 시장 유입'을 꼽힌다. 디지털 네이티브인 이들은 명품을 온라인으로 사는 데도 거리낌이 없다.
SSG닷컴 관계자는 "MZ세대의 '플렉스' 문화와 나를 위한 '가심비' 소비가 명품 매출 신장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급변하는 소비 추세에 맞춰 온라인 유통 쇼핑 플랫폼들은 명품 브랜드 라입업을 강화하고 있다.
SSG닷컴은 이탈리아 시계 브랜드 '파네라이'에 이어 하이엔드 명품 '피아제'를 입점시켰다. '파네라이'를 입점한 지난 7월 19일부터 8월 1일까지 2주간 SSG닷컴의 명품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21%가량 늘었다. 1000만원대 '루미노르' 시계도 판매됐다.롯데백화점은 지난 5월 롯데온 내 롯데백화점몰에서 138년 전통 스위스 명품 시계 브랜드 ‘브라이틀링(Breitling)’의 국내 최초 공식 온라인 브랜드관을 선보였다. ‘프리미엄 배송 서비스’를 적용, 차량 내부에 전용 금고, CCTV, GPS 추적기, 경보기 등을 설치했다.업계 관계자는 "어려운 경제 상황에도 명품 시장은 무풍지대"라며 "MZ세대뿐만 아니라 10대까지 명품 주목도가 큰 만큼 (명품 열풍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