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동시 정기인사 발표…시기도 두 달 가량 앞당겨신세계 부문 CEO 5인 교체된 반면 이마트 부문 인사 無최근 2년간 이마트 대규모 인사, 신세계는 올해부터
  • ▲ 왼쪽부터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부문 총괄사장.ⓒ신세계그룹
    ▲ 왼쪽부터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부문 총괄사장.ⓒ신세계그룹
    신세계그룹이 예년 보다 두 달 앞당긴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하면서 다양한 관측이 나오는 중이다. 특히 이번 인사에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부문 총괄사장 남매의 색깔이 어느 때보다 짙게 드러났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대규모 경영진 교체가 이뤄진 신세계 계열과 경영진의 교체 없이 소폭에 그친 이마트 계열의 인사 기조가 확연한 차이를 보였기 때문이다.

    1일 신세계그룹은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이마트-신세계 통합 정기인사를 발표했다. 이번 인사는 과거와 비교해 이례적인 점이 적지 않다. 

    먼저 이마트 부문과 신세계  부문이 동시에 정기인사를 발표한 것은 3년만이다. 지난 2019년부터 신세계그룹은 신세계 부문과 이마트 부문이 각기 다른 날짜에 정기인사를 단행했다. 이 때문에 그동안 남매 분리경영 기조가 강화됐다는 해석도 적지 않았다. 현재 정용진 부회장은 이마트의 최대주주, 정유경 총괄사장은 신세계의 최대주주로 각각 남매간 분할 경영 구도를 보이고 있다.

    공교롭게도 올해 정기인사는 이례적으로 이마트 부문과 신세계 부문이 동시에 정기인사를 발표했지만 내용적으로 보면 두 소그룹의 기조 차이는 더욱 커졌다. 

    먼저 신세계그룹은 주력 계열사 CEO 3명을 교체하는 강수를 뒀다. 신세계의 신임 대표이사로 손영식 전 신세계디에프 대표이사가 내정됐고 기존 차정호 신세계 대표는 신세계 백화점부문으로 이동했다. 아울러 신세계인터내셔날 신임 대표로 코스메틱부문의 이길한 대표가 패션부문을 함께 담당하는 총괄대표로, 이커머스 전문가로 외부에서 영입된 최문석 대표가 신세계까사 신임 대표로 내정됐다.

    지난 7월 신임 대표가 선임된 마인드마크까지 치면 올해만 총 5개 조직의 수장이 교체된 셈이다.

    반면 이마트 부문은 올해 정기인사에서 CEO급 인사가 전무했다. 대신 외부영입은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이뤄졌다. 이번 인사에서 이마트 부문에 영입된 외부인사는 총 14명으로 신세계 부문의 4명보다 크게 앞섰다. 

    정기인사는 동시에 이뤄졌지만 두 소그룹의 분위기 차이가 더욱 커진 셈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정용진-정유경 남매의 경영기조 차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를 계기로 더욱 두드러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마트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기록하며 야구단 SSG랜더스, 이베이코리아,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등의 대규모 인수합병을 잇따라 성공시킨 반면 신세계는 휴젤 인수전에서 물러나는 등 대규모 M&A 시장에서 별 다른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방송프로그램 제작 업체인 스튜디오329나 콘텐츠 제작사 실크우드를 인수한 정도다. 

    코로나19에 취약한 백화점 업종의 특성을 감안해도 신세계가 대전 신규점 오픈 등 기존 사업에만 집중한 것이 대규모 인사의 배경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 신세계그룹 측은 과거 인사에 따른 영향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2019년부터 대규모 인사를 통해 인적쇄신을 해온 이마트와 달리 신세계의 인사가 소폭으로 상대적으로 정체됐었다는 설명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이마트가 2년 전, 작년까지 대규모 정기인사를 단행하면서 올해 안정화 시기를 겪고 있는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신세계 부문의 인사가 커보였을 뿐 공통적으로 미래 준비와 핵심 경쟁력 강화에 방점을 찍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