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백화점부문 처음으로 사장급 인사 발탁기존 전략통 대신 경쟁사 출신 외부영입 인사로전략조직 내부로 흡수한 이마트와 달리 역할 강화
  • ▲ 차정호 신세계 백화점부문 본부장.ⓒ신세계
    ▲ 차정호 신세계 백화점부문 본부장.ⓒ신세계
    신세계의 독자적 컨트롤타워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신세계그룹 정기인사에서 신세계 백화점부문 기획전략본부장에 처음으로 사장급 인사가 배치되면서 위상이 높아진 탓이다.  

    신세계 백화점부문은 2018년 신설 된 이후 신세계와 신세계 자회사의 사업과 전략을 맡는 컨트롤타워를 맡아왔다. 업계에서는 향후 신세계가 미래사업 및 페러다임 전환을 앞두고 보다 과감한 의사결정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5일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이마트와 함께 신세계그룹 지배구조의 한 축을 맡고 있는 신세계는 이번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전략기획본부의 역할을 보다 확대할 전망이다. 차정호 신세계 대표이사가 신세계 백화점부문 전략기획본부장으로 배치되면서 신세계를 포함한 신세계 자회사들의 전략을 통솔하게 됐기 때문이다. 

    신세계 백화점부문에 사장급 인사가 배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 백화점 부문 기획전략본부장은 신세계의 전략통으로 알려진 고광후 부사장이 맡아왔지만 이번 인사를 기점으로 전통적인 전략보다 유통 전문가로 꼽히는 차 사장을 배치하면서 백화점 부문의 역할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차 사장은 삼성그룹 출신이지만 삼성에서 신세계그룹이 분할하던 1997년 이후에도 삼성그룹에 남아 호텔신라 면세유통사업총괄 부사장을 맡고 2017년 신세계그룹에 영입된 것이 특징. 통상 신세계그룹은 전략 분야의 수장을 내부출신 인사로만 발탁해왔다. 

    신세계그룹 안팎에서 신세계 백화점부문의 전략의 강화와 변화를 예상하는 것도 이런 배경과 무관치 않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2018년 이마트부문과 신세계 백화점부문을 각각 신설하면서 독자적인 컨트롤타워를 구축한 바 있다. 그룹 전체로 보면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 진두지휘하는 신세계그룹 전략실이 존재하고 각 이마트, 신세계 소그룹이 별도의 전략실을 이마트부문, 신세계부문으로 구성한 형태다. 

    이 중 이마트부문은 지난해 인사에서 이마트 내부로 통합됐다. 강희석 이마트 대표이사 사장이 오프라인 대형마트 이마트와 온라인몰 SSG닷컴의 대표를 겸임하면서 이마트부문의 전략을 총괄하는 별도의 조직을 운영하기 보단 이마트 안으로 내제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현재 이마트는 정동혁 대외협력본부장 부사장이 기존 이마트부문 전략부문장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마트가 이마트부문을 내부로 흡수한 상황에서 신세계는 오히려 백화점부문의 독립성과 역할을 강화하고 나선 셈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기존 신세계의 대표이사를 맡아왔던 차 사장이 백화점부문 전략지원본부장을 맡으면서 지배구조 최상단의 신세계를 비롯한 계열사에 대한 지원과 전략 역할이 강해질 것”이라며 “그동안 그룹의 변화를 이마트가 이끌어가던 경향이 있었지만 향후에는 신세계의 변화도 예상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