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가격 인상에 대체제 수요 증가 예상4분기 유업계 흰우유 판매량 감소 우려 카페 프랜차이즈 '가격인상 vs 대체제 찾기'
-
우유업계가 이달 가격 인상을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입 멸균우유 수요가 커지고 있다. 개인 자영업자 등을 중심으로 수입 멸균유 전환이 이어진 이후 카페 프랜차이즈 등이 여기에 합세하면 국내 흰 우유 수요가 상대적으로 감소할 수밖에 없어 원유 재고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12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멸균우유 수입 중량은 1만4275톤으로, 이미 지난해(1만1413톤)을 넘어섰다. 남아있는 4분기 수입 중량을 더하면 역대 최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016년 1214톤에 불과했던 수입 멸균유 물량이 5년만에 10배 넘게 뛴 것이다.지난 8월 낙농업계가 원유 가격을 1리터당 21원 인상을 확정한 이후 유업계에서는 도미노 가격 인상이 이어졌다. 1위 서울우유협동조합(5.4%)를 시작으로 남양유업(4.9%), 동원F&B(6%), 매일유업(5%) 등이 뒤를 이었다. 남양유업도 오는 14일 가격을 인상한다.'밀크 인플레이션(우유 가격 인상 발 관련 제품 가격 연쇄 인상 현상)'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우유를 주로 취급하는 카페 프랜차이즈의 가격 인상 역시 시간문제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다만 대규모의 납품을 필요로 하는 카페 프랜차이즈의 경우 연간 계약 등 장기 계약으로 우유를 수급하기 때문에 가격 인상분이 실제 유통 가격에 반영되고, 소비자 가격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시점은 내년이 넘어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이에 카페 프랜차이즈의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국내 우유를 쓰게 되면 가격 인상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고, 가격 동결을 위해서는 대체제를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문제는 개인 소비자나 소규모 개인 카페 등 우유 가격 인상이 납품가에 바로 영향을 미치는 경우다. 최근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수입 멸균우유 수요로 이어질 수 있는 게시물이 다수 올라오기도 했다.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한 커뮤니티 이용자는 "우유 가격 인상 때문에 고민이 많다"며 "현재 국내 우유제품을 쓰고 있는데 수입 멸균우유로 바꾼다면 추천해줄 제품이 있나"라는 글을 올렸다. 또 다른 이용자는 "아무래도 (수입 멸균 우유가) 가격면에서 차이가 나고, 보관이 용이하다보니 혹한다"고 말했다.소비자들 역시 "수입 멸균우유를 (아이에게) 먹여보신 분 있으면 후기를 부탁드린다", "우유 소비가 많은편인데 우유가격이 너무 비싸서 수입우유를 먹어볼까 생각 중이다", "우유를 좋아하는 아이들인데 편하게 배송시킬 수 있는 입에 맞는 우유를 찾고 있다"는 글을 게시하기도 했다.가격 인상 충격으로 4분기 국내 유업체의 흰 우유 판매량 소비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유 제품의 경우 소비자들이 가격 변동을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제품군인만큼 대체제를 찾거나 소비를 줄일 가능성도 있다.국내 우유 소비가 상대적으로 줄어들게 되면 국내 유업체들은 남는 원유를 탈지분유나 전지분유로 가공해야 한다. 원유가 남아 돌더라도 유업체들은 원유가격연동제 탓에 가격 인하에도 제한을 받을 수밖에 없다.유업체들은 아직 영향이 미미하다는 입장이다. 가격 인상이 시작되지 않은 업체도 있고, 시작된 지 2주도 지나지 않은 시점인만큼 판매량 감소를 가격 인상과 연결짓기 어렵다는 설명이다.하지만 이미 국내 유업계는 흰 우유 소비량 감소를 수년간 겪어왔다. 흰 우유 소비량은 2013년을 정점으로 꾸준히 감소세다. 2018년 27kg이던 1인당 흰 우유 소비량은 지난해 26.3㎏으로 줄었다.특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우유 급식이 사실상 뚝 끊기면서 유업체들은 이 감소분을 할인행사 등으로 만회해야 했던 상황이다. 하지만 올해 결국 낙농업계의 원유 가격 인상에서 이어진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또 다시 판매량 감소를 감당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한 우유업체 관계자는 "아직 눈에 띄게 보이지는 않지만 아무래도 (가격 인상에 따른 판매량 감소를) 예상해볼 수는 있겠다"라며 "B2B 판매 감소 역시 만약에 현실화된다면 방안을 모색해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