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0월 출범750,000→0… 순환출자고리 깔끔 정리카드, 캐피탈, 손해보험 등 지분 매각지배구조 정점 호텔롯데 IPO 지난… 실적 발목
  • 롯데그룹의 지주사 출범이 4년을 맞았다. 

    투명성 제고 차원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고 있지만 지배구조 개편은 아직 미완이다.

    롯데는 지난 2017년 10월 신동빈 회장의 '뉴롯데' 선언에 따라 그룹의 모태회사인 롯데제과를 중심으로 4개 상장 계열사의 투자부문을 합쳐 롯데지주를 출범시켰다.

    "거미줄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겠다"는 신 회장의 약속에 따라 한때 75만개에 달하던 것을 '0'으로 줄였다.

    2년 뒤인 2019년에는  카드, 캐피탈, 손해보험  등 금융 계열사 지분을 모두 매각하면서 지배구조 개편의 9부 능선도 넘었다. 

    마지막 관문은 지배구조의 정점인 호텔롯데 상장이지만 안팎의 난제에 미뤄지고 있다.

    롯데는 '일본롯데-호텔롯데-한국롯데'로 이어지는 지배구조 탓에 늘 '일본기업'이란 꼬리표가 붙는다. 

    지분 구조상 한국 롯데의 정점에 호텔롯데가 있고, 이를 지배하는 게 일본 롯데다.

    19.07%의 롯데홀딩스를 비롯해 광윤사, L투자회사 등 일본 계열사들은 호텔롯데 지분의 99%를 보유하고 있다.

    그래서 한·일 롯데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호텔롯데 IPO는 지배구조 개편의 '마지막 퍼즐'로 꼽힌다. 증권신고서까지 제출했던 호텔롯데 IPO는 6년째 지지부진한 상태다. 

    사드 보복 여파와 국정농단 사건, 코로나와 겹친 실적 부진이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해까지 6년 연속 적자로 누계 영업손실만 8000억원에 달한다. 

    올 상반기에도 1730억원의 손실을 냈고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지난해 175.7%에서 올해 174.6%로 제자리 걸음이다.

    차입금 의존도 역시 같은 기간 49.0%에서 48.4%로 0.6%포인트 줄어드는데 그쳤다.

  • 현재 상황이라면 단시일내 IPO 재개에 나서는 것은 버거워 보인다.

    롯데 관계자는 "과거 두 차례 호텔롯데 상장을 추진하면서 지배구조 개선 의지를 보였지만 외부 환경의 영향으로 무산됐고, 현재는 코로나19 등 불활실성이 이어지고 있다"며 "시점은 정해진 바가 없지만 면세점 등 업황이 개선되는대로 재추진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호텔롯데의 가장 큰 캐시카우인 면세점이 매출부진에 빠져있고 자연스레 시장가치도 박하기 때문이다.

    그룹의 주력인 유통도 되살아나야 한다.

    3년 연속 적자 수렁에서 지난 2분기 7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반전 모멘텀을 마련했지만 아직 갈길이 멀다.

    서민호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실적이 아직 추세적 상승단계는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서 연구원은 "그룹 지배구조의 완성은 중간지주사 성격의 호텔롯데를 비롯해 지주회사 밖에 있는 롯데물산 등을 지주체제로 편입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도 유통과 호텔의 실적회복이 최우선"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