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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NA(메신저 리보핵산)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제약사들이 이 기술을 독감 백신에 적용하는 임상시험에 잇따라 착수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mRNA 코로나 백신과 함께 독감 백신 개발까지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모더나, 사노피 등이 mRNA 독감 백신 임상시험에 돌입했다. 시퀴러스는 내년초 임상시험을 계획하고 있다. 화이자와 모더나는 mRNA 코로나 백신 개발에 성공했고 사노피는 임상 3상 진입을 포기하고 개발을 중단한 바 있다.
이들이 mRNA 기술을 독감 백신에 적용하려는 이유는 기존 독감 백신 보다 높은 예방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기존 독감 백신의 2018∼2019년 평균 효과는 29%에 그쳤음에도 미국에서만 감염 440만명, 입원 5만8000명, 사망 3500명을 각각 예방한 것으로 추정된다.
mRNA 기술을 사용하면 단기간에 백신을 만들 수 있어 매년 유행하는 독감 바이러스의 종(種)을 더욱 정확히 반영할 수 있다.
국내서는 현재 mRNA 코로나 백신 개발을 위해 기업들간 합종연횡이 이뤄지고 있다.
한미약품, 에스티팜, GC녹십자는 지난 6월 한국혁신의약품컨소시엄(KIMCo)이 지원하는 '차세대 mRNA 백신 플랫폼 기술 컨소시엄'을 출범시켰다.
목표는 2022년까지 국산 mRNA 백신기술을 확보해 전 국민이 1인당 2회 접종 가능한 1억 도즈 분량의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하겠다는 것이다. 2023년까지 mRNA 플랫폼기반 백신 대량 생산 체계를 확립, 10억 도즈 이상을 생산해 국내는 물론 해외 수출을 추진한다.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2025년까지 mRNA 백신 플랫폼 기반의 항암백신·차세대 혁신신약을 개발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큐라티스, 아이진, 진원생명과학, 보령바이오파마는 mRNA 벤처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독자적으로 mRNA 백신을 개발 중인 큐라티스·아이진·진원생명과학이 기술역량을 모으고, 백신생산 기반을 갖춘 보령바이오파마가 개발이 완료될 경우 생산을 맡는다.
내년 상반기까지 현재 임상 중인 mRNA 백신의 조건부 허가를 받아 연간 5억도즈 규모의 생산기술과 시설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이처럼 국내서는 아직 mRNA 코로나 백신 개발도 초기 단계에 있는 수준이다. 빠른 개발을 돕기 위해 정부는 mRNA 백신 플랫폼 구축 등 감염병 연구와 방역체계 고도화에 5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코로나 백신 개발에 역량이 집중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mRNA 독감 백신 개발은 현재로선 가능성이 높지 않다. mRNA 기반의 독감 백신이 예방효과를 높이기 위한 목적 이외에 투자 대비 추가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이점이 많지 않은 것도 현실이다.
업계 관계자는 "mRNA 기술력을 보유한 제약사들이 국산 코로나 백신을 개발하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이다"며 "글로벌 제약사들의 mRNA 독감 백신 개발 결과를 본 후 고민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