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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기 적발 금액이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보험업계가 이에 대응키 위한 사전감지 시스템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보험사기 적발액이 증가세를 보이며 지난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구체적인 적발액은 2018년 7982억원, 2019년 8809억원, 2020년 8986억원이다. 올해엔 적발액이 1조원을 넘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보험업계는 이에 자체 보험사기 감지 시스템을 개발, 부당 보험금으로 인한 손해율 낮추기에 나서고 있다.
교보생명은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교보보험사기예측시스템(K-FDS)'를 개발해 지난해 4월 정식 오픈했다. 회사 측은 외부업체가 아닌 내부 부서 실무자들이 관련 시스템을 개발한 것은 업계 최초라는 설명이다.
K-FDS는 AI가 스스로 보험사기 특징을 학습해 이와 유사한 행동패턴을 보이는 대상을 찾아낸다. K-FDS는 지금까지 370건의 보험사기 의심 건을 인지하고 그 가운데 22건을 적발했다. 적발 금액은 15억 1000여만원에 이른다.
한화생명은 '금융사고 예방 경보(Alert)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해당 시스템은 AI가 콜센터를 통해 접수된 내용을 분석, 위험 건을 선별해 낸다. 보이스피싱이나 명의도용과 같은 금융사고 관련 단어를 스스로 검색해 해당 건의 위험여부를 알려준다.
경보 시스템에 적용되는 AI는 약 10만건의 VOC(Voice of Customer, 고객의 소리) 내용 학습을 통해 개발됐다.
신한라이프는 '휴진일 보험금 청구 병원 분석 시스템'을 개발했다.
약 5만 5000개 의원급 의료기관의 진료시간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휴진일 허위 수술을 시행한 것으로 의심되는 다수 사례를 탐지해 조사한다.
주요 의심사례는 매주 일요일마다 휴진 병의원에서 특정 환자들이 수술을 시행한 진단서 등이다.
KB손보는 'SMA(Social Media Analytics) 시스템'을 통해 디지털 환경에서의 보험사기 모의 행위 탐지에 초점을 뒀다.
SMA 시스템은 트위터, 인스타그램, 블로그 등 SNS상에서 이루어지는 보험사기 공모 및 공모자 모집 정보를 사전탐지하고 위험도를 점수화해 그 결과를 제공해 준다.
삼성화재도 보험사기 징후분석 시스템 'IFDS(Insurance Fraud Detection System)'를 최근 내놨다.
IFDS는 보험사기 혐의자에 대한 조사의뢰, 수사의뢰, 종결 이후 판결 등 보험사기 조사 진행상황에 대한 정보를 회사에 제공한다.
또한 보종별(자동차·장기·일반), 대상별(개인·업체)로 관련 정보를 구분하고, 사고이력과 적발이력, 형확정이력 등의 정보가 상위 랭크 순으로 제공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전에는 보험사기 적발이 대부분 제보에 의해 이뤄졌지만, 이제는 보험사가 먼저 인지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보험사들이 최근 AI 기반 예측시스템 개발에 속도내며 날로 정교해지는 보험사기에 대응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