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 요건 회피 물량 출회 우려 12월 매도 집중, 10~11월 주가 조정 차익실현 역이용 전략, 매수 기회로
  • 연말 대주주 양도세 회피 시점이 다가오면서 국내 증시의 수급 불안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세금 회피 물량이 쏟아질 경우 시장 변동성은 더욱 확대될 것이란 시각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연말 차익실현 욕구를 역이용할 수 있는 종목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내년에 주식 양도세 대상이 되는 대주주 확정 시점은 오는 12월 28일이다. 이날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는 올해 마지막 거래일인 12월 30일 종가 기준으로 본인과 배우자, 조·외조부모, 부모, 자녀, 손자 등 직계존비속의 보유분을 모두 합산해 한 종목 10억원 이상이면 대주주로 결정된다.

    주식 양도세 대주주 기준이 강화되기 시작한 2012년 이후 매년 11~12월 개인 순매도가 상당량 출회되는 경향이 반복적으로 나타났다. 특히 매도세가 집중된 것은 12월이며, 통상 주가가 조정 받는 시기는 10~11월이다. 오히려 12월에는 주가가 바닥을 확인하고 반등하는 흐름을 보이는데, 이는 개인 순매수 자체보다 해당 수급을 미리 예상한 투자자들로 인해 주가 조정이 먼저 나타났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지난해는 대주주 요건 3억원 하향 이슈가 부각되면서 11월에만 2조7836억원 규모의 개인 매도 물량이 쏟아졌다. 정부가 대주주 기준을 현행 10억원으로 유지키로 결정하면서 당해 12월 개인은 3조6508억원을 순매수했다. 

    올해도 10억원 기준이 유지되는 가운데 양도세 회피 물량에 대한 진단은 다소 엇갈린다. 최근 들어 증시 상승세가 한풀 꺾이면서 대주주 요건에 해당하는 개인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반면 기업 펀더멘탈과 무관한 수급 이슈인 데다 기관 투자자의 배당투자 및 차익거래에 대한 매수요인도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만큼 시장 충격은 불가피하다는 시각이다. 

    김민규·박유안 KB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주식 열풍이던 작년 12월은 달랐지만, 연말마다 개인 투자자의 주식 매도는 반복됐다”며 “기관 투자자 입장에서도 한 해 동안 발생한 수익을 확정해야 하는 시기가 다가오기 때문에 차익실현 욕구는 마찬가지”라고 분석했다. 

    이에 주요 투자주체들의 연말 차익실현 욕구 확대와 맞물린 역이용 전략에 주목해야 한다고 짚었다. 단순히 수익률만 높다고 차익실현 욕구가 큰 종목으로 구분하긴 어렵다. 거래량과 시간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김 연구원은 “같은 수익률이라도 비교시점의 거래량이 많은 종목이 적은 종목보다 차익실현 욕구가 크다. 시간 관점에서는 오래 전 오른 종목보다 최근에 오른 종목이 욕구가 클 것”이라고 밝혔다. 

    차익실현 욕구가 강한 업종은 화학, 자동차부품, 의류, 미디어·컨텐츠, 소프트웨어, 2차전지소재, 유틸리티 등으로 꼽힌다. 해당 업종 가운데 성장성이 좋은 종목은 차익실현으로 발생한 하락을 역이용하면 매수 기회를 잡을 수 있다.

    김 연구원은 연말 차익실현 욕구가 크지만 성장성이 높은 종목으로 F&F(39.4%), 삼아알미늄(30.3%) 솔루스첨단소재(29.5%) 에코프로비엠(27.0%) 후성(27.0%), 에스엠(22.9%), 덱스터(21.4%), 위지윅스튜디오(21.1%), 동화기업(18.9%) 등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