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소프트뱅크-오라클, 美서 700조원 규모 AI 합작 설립美 트럼프 전폭적 지원… AI 산업 지원은 이제 첫걸음尹 대통령 직무배제 이후 커지는 불확실성… 골든타임 놓칠까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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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왼쪽부터) 일본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 미국 오라클 래리 엘리슨 회장, 오픈 AI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와 함께 '스타게이트' 설립을 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
“5000억 달러(한화 약 718조원)라면 우리나라 한 해 국가 예산을 뛰어넘는 금액입니다. 지금까지도 그랬지만 투자규모에서는 경쟁은 고사하고 엄두도 낼 수 없습니다.”최근 대규모 AI 투자를 추진 중인 통신업계 관계자의 말이다.21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오픈AI, 소프트뱅크, 오라클이 AI 인프라 프로젝트를 위한 합작사(JV) ‘스타게이트(Stargate)’를 추진키로 하자, 국내 AI 기업들이 충격에 빠졌다.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의 AI프로젝트로 꼽히는 ‘스타게이트’는 설립 초기에만 1000억 달러(143조원)을 투자하고 향후 4년간 5000억 달러를 투자해 미국 내 대규모 AI데이터센터(AIDC) 등을 구축하는 것이 골자다.이날 과기부를 비롯한 정부는 2조원 규모 정책금융을 지원하는 민관합동 AI컴퓨팅 센터를 오는 2027년까지 개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물론 국내에서 이뤄지는 AI 인프라 구축 투자의 전부는 아니지만 단편적인 차이가 큰 상황을 보여주는 대목이다.이런 미국의 천문학적 투자 앞에서 국내 AI 기업이 받은 충격은 적지 않다.한국인공지능법학회장을 맡고 있는 최경진 가천대학교 교수는 “미국은 그야말로 총력전이라고 볼 수 있다”며 “이미 AI분야 투자 1위인 미국이 이제는 초격차 정도가 아니라 AI 산업을 완전히 독식해 모든 영역을 다 차지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게다가 미국 정부는 AI산업에 대한 전폭적 지원을 예고한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행정명령 78건을 폐지했는데, 여기에는 AI규제를 골자로 2023년 발효된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AI 개발 및 활용’이 포함됐다. AI 기술 혁신에 방해되는 규제를 완화하고 대신 전폭적 지원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비상명령 발동 등을 통해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필요한 전기 생산을 가능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반면 국내 AI 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정부는 ‘2025 경재정책방향’을 통해 AI를 핵심 게임체인저산업으로 지목하고 예산을 지원하기로 했지만 지난달 윤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되면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특히 AI산업 정책을 주도할 대통령 직속기구 국가인공지능위원회는 지난해 9월 출범 이후 이렇다 할 정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위원회는 지난해 12월 ‘국가인공지능위원회 지원단’을 출범하기로 하고, 2025년 1분기 중 국가 AI 전략 수립을 목표로 했지만 12월 비상계엄과 국회 탄핵안 가결, 직무 정지 등이 이어지면서 기대감이 크게 꺾인 상황이다.국무의원 곳곳의 공백 사태도 암초다. 행정안전부장관, 방송통신위원장 등의 자리가 공석으로 비워지면서 일사불란한 정부 정책 추진도 차질을 빚는 중이다. 무엇보다 최근 헌재의 탄핵심판으로 정책의 지속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 자칫 AI산업의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이성엽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처럼 미국은 AI 패권 경쟁에서 ‘압도적 우위’를 계속 이어가는 전략을 펼칠 것”이라며 “우리도 정부와 기업이 원팀이 되어 인프라 기술, 인력분야에 집중 투자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