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은행계 카드사·현대카드 희망퇴직 실시5번째 수수료 인하… 업계 2400억원 순이익 '감소' 예상알짜카드 전년 대비 29.9% 단종… 연회비 수익 증가
  • ▲ ⓒ연합뉴스
    ▲ ⓒ연합뉴스
    카드업계에 희망퇴직 바람이 거세다. 비용 절감을 위해 조직 슬림화를 선택한 카드사들이 위기 극복을 모색하고 있지만 이로 인해 소비자 혜택 축소 우려가 커지고 있다.

    ◇'슬림화' 선택한 카드업계… 희망퇴직 바람 이어진다

    2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KB국민·하나·우리카드가 희망퇴직 신청을 완료했다. 신한카드는 지난 2023년 1월 이후 약 2년 만에 희망퇴직을 통해 62명을 내보냈으며 국민카드는 2021년 12월 이후 약 3년 만에 희망퇴직을 실시하며 이전보다 퇴직자 규모가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카드는 1969년생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으며 대상자를 검토 중이다. 우리카드는 지난 15일까지 1969~1971년생 직원을 대상으로 3일간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현대카드 또한 다음 달 7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진행 중이다.

    카드업계는 올해 초 업계 전반의 ‘위기’를 강조하며 대규모 인사를 단행했다. 주요 9개 카드사 중 현대·롯데·BC카드를 제외한 6곳(신한·삼성·KB국민·우리·하나·NH농협카드)이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했다.

    조직 개편도 이어지고 있다. 신한카드는 기존 5그룹 23본부 체계에서 4그룹 20본부로 조직을 간소화했으며 국민카드는 기존 14그룹 4본부 체계를 13그룹 4본부로 개편했다.

    카드업계에 불어닥친 희망퇴직 바람은 업계 위기감과 맞물려 있다. 신용평가사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공통적으로 2025년 신용카드 산업에 대해 비우호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나이스신용평가 또한 카드사들의 내년 실적이 올해와 비슷하거나 저하될 것이라며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카드사의 본업인 신용판매 부문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지난달 금융위원회는 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최대 0.1%포인트 인하하는 수수료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는 2012년 적격비용 산정제도 도입 이후 다섯 번째 수수료 인하로 영세·중소 가맹점의 연간 수수료 부담을 약 3000억원 경감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카드사의 순이익은 약 24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번 수수료 개편으로 신용카드의 경우 △연매출 10억원 이하 영세·중소가맹점 0.1%p △연매출 10억~30억원 이하 중소가맹점은 0.05%p 인하된다. 체크카드 수수료율은 모든 영세·중소가맹점에 대해 0.1%p 인하된다.

    업계 관계자는 "신용판매 부문의 부진이 심화되면서 카드사들이 희망퇴직과 같은 조직 슬림화를 선택하고 있다"며 "올해도 내수 경기 침체와 신용판매 악화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수익성 회복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알짜카드 단종·무이자할부 혜택 축소' 등 소비자 전가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가맹점 수수료 수익은 2015년 10조729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3년(8조3205억원) 대비 22.5% 급감한 수치다. 가맹점 수수료는 2017년 11조6819억으로 가장 높게 기록된 후 하락세를 보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업 카드사 8곳의 수익 중 가맹점 수수료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42.1% △2022년 38.9% △2023년 38.5%로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카드사의 본업 부진으로 카드사는 생존을 위해 대출자산 비중을 높이고 있다. 12월 카드론 42조3872억원으로 전년 동기(38조7613억원) 대비 3조6259억원 증가했다. 앞서 카드 가맹점 수수료가 꾸준히 낮아지면서 카드사의 본업인 신용판매 부문 수익성이 악화했다. 이에 카드사들은 카드론 영업에 집중해 왔는데, 카드론은 높은 금리로 수수료를 받을 수 있어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카드사의 수익성 악화는 소비자 혜택 축소로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알짜카드 발행이 줄어들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전업 카드사 8곳은 지난해 신용카드 482종, 체크카드 113종 등 총 595종의 신규·갱신 발급을 중단했다. 이는 전년(458종) 대비 29.9% 증가한 수치로, 2022년(101종) 대비 6배 가까이 급증했다.

    무이자할부 역시 사라진다. 업계에 따르면 카드사 8개사 중 6개월 무이자 할부를 제공하는 카드사는 단 한곳도 없다. 지난해 10월 약 2년만에 6개월 무이자할부 서비스가 재개됐으나 올해들어 자취를 감췄다. 반면 카드사의 할부 수수료 수익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카드사 8곳의 누적 할부 수수료 수익은 2조58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했다.

    연회비 수익 역시 늘었다. 지난해 카드사의 연회비 수익은 1조7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카드사들이 연회비를 인상하며 수익성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 수익 감소와 금리 인상 등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 카드사들이 수익 구조를 다각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소비자 혜택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으로 앞으로 서비스 품질 유지를 위해 추가적인 비용 절감 및 새로운 수익원 발굴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