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통신장애 ‘인재’로 판명KT 탈통신 집중, 통신관리 뒷전당분간 탈통신 전략 차질 빚을 전망
  • ▲ 28일 사과하는 구현모 KT 대표 ⓒ연합뉴스
    ▲ 28일 사과하는 구현모 KT 대표 ⓒ연합뉴스
    KT가 전국적으로 발생한 통신 장애로 부실한 민낯을 드러냈다.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을 추진하며 탈통신에 집중한 나머지 정작 본업에 소홀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2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KT 유무선 장애와 관련해 사고조사반의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분석 결과 KT의 유무선 통신 장애는 작업자의 명령어 누락에서 비롯된 ‘인재’로 드러났다. 낮시간에 네트워크도 분리하지 않은 채 장비를 교체해 문제가 일파만파로 커졌다. 게다가 관리자 없이 협력업체 직원이 단독으로 작업을 수행하는 관리상 문제도 확인됐다.

    사고조사반에 따르면 1, 2차에 걸친 사전 검증단계가 존재했으나, 사람이 직접 검토해서 오류를 발견하지 못했다. 네트워크가 차단된 가상 상태에서 오류 여부를 사전에 발견하기 위한 가상 테스트베드(기술 작동 확인 시스템)도 없었다. 지역에서 발생한 오류가 전국으로 확산하는 것을 차단하는 시스템도 부재했다.

    KT는 ‘탈통신’ 사업에 집중하다 통신 관리를 허술하게 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구현모 KT 대표는 수익성 확보를 위해 ABC(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사업을 비롯한 비통신 사업에 역량을 집중했다. 

    전문가들은 KT의 탈통신 기류에 대해 수익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국내 이동통신 시장은 더 이상 가입자를 늘릴 수 없는 포화상태다. 정부의 통신비 인하 압박 등 관련 규제 강화도 비통신 사업 부문 투자를 늘리게 된 배경이다.

    KT의 통신설비 투자비는 계속 줄어들었다. 2019년 3조 2570억원이었던 KT의 시설투자액은 2020년 2조 8720억원으로 3850억원이 감소했다. 반면 구현모 KT 대표 취임 이후 비통신부문 투자와 인수합병에 8500억원을 썼다.

    전문가들은 KT의 이번 사고는 예견된 것이었다고 입을 모은다. 설비투자액을 줄이고 할당된 기지국을 건설하지 않는 등 통신사업에 대한 투자와 무관심이 지속됐기 때문이다.

    국가기간통신사업자로써 KT는 본업에서 문제가 생기며 국민 기업의 위상에 타격을 입었다. 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KT가 비통신 분야 사업 진출이나 투자에 나서기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