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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희망퇴직을 통해 은행을 떠나는 인력 규모가 4000명으로, 역대급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비대면 금융 전환에 따른 점포·인력 축소, 늘어난 이익 기반 예년보다 좋아진 희망퇴직 조건 등이 뒤섞인 결과로 풀이된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이 지난달 8일부터 15일까지 특별퇴직(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결과, 약 500명이 자원해 같은달 29일자로 은행을 떠났다.
SC제일은행은 인력 수급 조절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임금피크제에 해당하거나 임박한 직원, 경력 전환을 구상하는 직원 등을 상대로 1년에 한 번 특별퇴직을 진행해왔다.
최근 수년간 특별퇴직자 수는 ▲2015년 962명 ▲2019년 154명 ▲2020년 29명으로, 2015년 이후 6년만에 올해 가장 많은 직원이 특별퇴직을 선택했다.
소매금융 부문의 공식 철수를 발표한 한국씨티은행도 지난달 28일부터 소매금융뿐 아니라 기업금융 부문 직원 등을 대상으로도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접수가 오는 10일까지 2주간 이어질 예정이다. 은행권에서는 현재 3400여명인 씨티은행 직원 가운데 소매금융 인력 중심으로 최소 절반 이상이 희망퇴직을 신청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올해 1월 30일자로 무려 800명이 희망퇴직했다. 2020년(462명), 2019년(613명)보다 수 백명 이상 많고, 2018년(407명)의 거의 두 배에 이른다.
신한은행은 올해 1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각 220명, 130명씩 모두 350명이 짐을 쌌다.
우리은행에서도 지난 1월 말 468명이 희망퇴직 형태로 나갔다. 2020년(326명)과 비교해 1년 사이 140명 이상 늘었다.
올해 이미 3개 국내 시중은행과 SC제일은행에서만 2100여명이 스스로 떠났고, 씨티은행 직원의 약 절반만 희망퇴직에 응해도 한해 희망퇴직 규모가 약 4000명에 이르는 셈이다.
하나은행의 희망퇴직자도 2019년 369명(임금피크 277명·준정년 92명)에서 지난해 574명(임금피크 240명·준정년 334명)으로 크게 불었고, 오는 12월부터 본격적인 희망퇴직 신청이 시작되면 작년 규모를 넘어설 가능성도 존재한다.
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과거와 비교해 퇴직 조건이 유리해진데다 대상 직원 범위도 확대됐다"며 "가계대출 급증과 금리 상승에 따른 예대 마진 확대 등으로 올해 사상 최대 이익이 기대되는만큼, 은행은 직원들에게 우호적인 희망퇴직 조건을 제공할 여력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