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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귀성길에 오르는 은행원의 마음은 편치 않다.
지난해 주요 은행의 수익이 늘었지만, 성과급은 그만큼 늘지 않아서다. 또 올해 임금인상률도 노사 합의가 안 돼 목만 빼고 기다리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대형은행 중 임단협이 체결된 곳은 신한은행뿐이다. 신한은행은 일반직의 경우 2% 인상, 리테일 서비스 및 사무인력은 3.5% 인상에 합의했다.
단, 성과급은 지난해 300%에서 190%로 낮아졌다. 올해 최대 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이지만 일부 항목에서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래도 다른 은행과 비교했을 때 사정은 나은 편이다. 대부분 은행은 임단협 협상테이블에 앉지도 못했다.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은 은행장 교체로, 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은 노조선거로 인해 교섭 시기가 늦어지고 있다.
단, 우리은행의 경우 올해 초 손태승 회장과 박필준 노조위원장이 만나 빠른 시일 내 임단협을 매듭짓기로 사전 교감이 이뤄졌다. 따라서 큰 이견 없이 무난하게 임금인상과 성과급 지급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KEB하나은행도 오는 16일 새롭게 선출된 최호걸 노조위원장이 취임식을 하고 임단협 타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반면 기업은행은 노조의 반발로 윤종원 은행장이 출근조차 못 하고 있다. 임단협은 물론 임직원 인사까지 막혀 한 발도 못 나가고 있다.
국민은행은 부정 선거 논란에 휩싸였다. 선거 결과 류제강 후보가 차기 노조위원장으로 당선됐지만, 경쟁자인 진석훈 후보 측에서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국민은행은 3년 전에도 부정선거 논란으로 인해 재선거를 치른 바 있다. 당시에는 박홍배 위원장이 우여곡절 끝에 재당선되며 마무리됐다.
이처럼 은행마다 사정은 다르지만, 월급날만 기다리는 은행원의 마음은 지쳐가고 있다.
한 은행원은 “매년 은행권 임단협은 해를 넘기고 있다”며 “은행의 한 해 농사는 1분기에서 결정되기 때문에 실적 압박이 상당한데 기분 좋게 시작한 해가 없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