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매출 28.7% 늘었지만 영업손실 27배 높아져수제맥주 경쟁에서 4캔 1만원 판매하며 수익성 악화글로벌 시장 수출 겨냥…‘위드 코로나’ 기대감
  • ▲ ⓒ제주맥주
    ▲ ⓒ제주맥주
    수제맥주 최초로 IPO에 성공한 제주맥주가 3분기 실적을 두고 고민이 커지고 있다. 매출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동시에 적자 폭이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 여기에는 판매관리비의 상승이 영향을 미쳤지만 근본적으로는 수제맥주 가격 경쟁에 제주맥주가 뛰어든 점이 가장 컸다. 

    수제맥주를 표방하고 있지만 정작 기존 맥주와 동일 선상에서 가격 경쟁을 펼쳐야한다는 점에서, 이런 수익구조는 단기간 내 개선되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17일 주류업계 따르면 제주맥주는 3분기 연결기준 매출 89억4400만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8.7% 신장했다. 다만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38억500만원으로 적자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2692%가 늘었다. 

    매출 성장과 동시에 적자 폭이 폭발적으로 커진 것. 올 초 제주맥주가 상장 한 이후 최대 규모의 적자다.

    여기에는 판매관리비의 증가가 컸다. 제주맥주의 3분기 판관비는 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3분기에 광고선전을 개시하면서 이와 관련된 비용 25억원 가량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가격경쟁에 있다. 제주맥주가 편의점 등에서 1만원에 4캔을 판매하는 가격경쟁을 지속했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원재료 가격은 상승추세다. 지난해 KG당 891원에 불과하던 수입 맥아는 올해 3분기 기준 926원으로 상승했고 지난해 기준 2만3709원이었던 수입 홉은 3분기 기준 2만5530원까지 상승했다. 

    이로 인해 3분기 제주맥주의 매출원가율은 64.8%로 전년 동기 대비 8.2%p 상승한 상황. 통상 매출이 상승하면 매출원가율이 떨어지지만 오히려 악화된 것이다. 제주맥주의 3분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단번에 마이너스 8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적자전환됐다. 

    업계 관계자는 “수제맥주를 표방하는 브랜드가 기존 대형 맥주업계와 똑같은 판매가격으로 경쟁하는 것은 수익성을 일정 포기하는 것”이라며 “규모의 차이로 인해 대기업 맥주 회사와 원가 자체가 다를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법은 요원하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수제맥주 시장이 급부상 하면서 경쟁도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올해 출시된 수제맥주 신제품만 해도 수십여종이 훌쩍 넘는다. 이런 상황에서 가격을 인상하는 것은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제주맥주는 이에 대한 해법으로 해외시장을 고려하는 중이다. 

    제주맥주 측은 “현재 국내시장은 4캔 만원씩 판매하는 시장으로 난립하고 있어서 지속가능한 성장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기 위해 글로벌 시장에 대한 투자 및 테스트 수출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제주맥주는 코로나19로 인해 해외 영업활동이 위축됐지만 바이어들과 지속적으로 연락을 취하며 기회를 모색 중이다. 이를 위해 베트남 양조장 업체와 협약을 맺고 미국의 브루클린 브루어리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기도 했다. 

    다만 실제 성과까지 갈 길은 아직 멀다. 올해 제주맥주의 수출 매출은 1억7900만원으로 지난해 1억2000만원보다는 늘었지만 전체 매출 비중으로는 1%에도 미치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