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 음식점주? 배달대행?… 사고 책임자 누구?5명 미만 노동자 사업장에선 중대재해 적용X불명확한 예방의무 부여, 실효성 의문
  •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될 것으로 전망됐던 배달업계가 해설서로 인해 혼란이 심화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내년 1월 27일부터 시행되는 중대재해처벌법 중 중대산업재해에 관해 기업·기관 문의가 많은 사항과 쟁점 등을 담은 해설서를 만들어 지난 17일 배포했다.

    해설서는 '중대산업재해', '종사자', '경영책임자' 정의를 설명하고 경영책임자 등에게 부여된 안전·보건 확보 의무의 구체적인 이행 방안을 제시한다.

    배달 종사자에게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한 경우 배달업체 대표를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처벌할 수 있는지에 대해 노동부는 "배달을 대행·위탁하는 개인 사업주나 경영책임자 등은 중대재해처벌법상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단서로 "그 의무의 구체적인 내용은 배달 업무의 속성을 살펴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배달업계를 비롯한 경영계는 "여전히 모호하다"는 입장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원·하청 관계에서 종사자에 대한 안전 및 보건 확보의무를 누가 이행하고 책임을 져야 하는지 불명확하고 혼동스럽다"고 평가했다.

    예컨대 법 제4조에 따라 원청의 경영책임자가 해당 사업장을 지배·운영·관리하고 있는 경우 하청의 경영책임자는 중대재해처벌법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도 되는지, 해설서에 안내된 제외 조항에 따라 상시근로자가 5명 미만이면 법 자체가 적용되지 않는 것 등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배달업계 관계자는 "배달대행 지역 대리점의 경우 배달기사를 관리하고, 회계 등을 맡고 있는 상시근로자는 소수로 운영하고 수 십, 수 백 명의 라이더와 계약하면 처벌 대상이 아니게 되는 것인지 등 모호한 부분이 많다"고 전했다.

    이어 "결국 개인사업주, 기업 별로 알아서 하라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불명확한 예방의무 부여가 산재 예방의 실효성을 없애고 기업의 혼란만 가중시키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업계는 앞으로 2개월 남은 시간 동안 대응책 마련에 분주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