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백악관-美 의회' 관계자 회동미국 내 투자 지역 및 세부 사항 사실상 확정이 부회장 귀국 전후 '23~24일' 최종 후보지 공개 유력TSMC 격차 줄이기 속도… 점유율 확대 및 기술 선점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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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미국에서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20조 규모의 파운드리 최종 후보지가 빠르면 이번주 중으로 최종 결정될 전망이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번주 초 미국 파운드리 신설 공장 부지를 확정해 발표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을 방문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18~19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백악관을 찾아 고위 관계자 및 미국 의회 핵심 의원들과 잇따라 회동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 누구를 만났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반도체 공급망 문제 해결을 위한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 부회장은 반도체 인센티브 법안을 담당하는 의원들과 면담을 통해 법안 통과 등에 대한 의견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삼성전자의 미국내 투자 지역 및 세부 사항들이 확정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부분이다.  

    미 의회 한 소식통은 "공장 후보지를 압축해 이번주에 공식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재계에서는 오는 23~24일 중 이 부회장의 귀국 전후로 최종 부지 발표가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공장 부지로는 미국 텍사스주에 위치한 테일러시가 유력 후보지로 거론된다. 당초 삼성 파운드리 공장이 들어선 오스틴시가 제2공장 유력 후보지로 거론돼 왔지만, 올 초 기습 한파에 따른 일방적인 정전 결정으로 수천억원의 피해가 발생하면서 최종 후보지에서 멀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테일러시는 삼성전자에 적극적인 구애를 펼쳤왔다. 테일러시는 향후 30년간 삼성전자의 재산세 대부분을 환급해주는 세금 인센티브를 지난 9월 확정하는 등 파격적인 지원을 내걸었다. 여기에 오스틴에 있는 기존 삼성전자 파운드리 공장과의 거리도 약 40㎞에 불과해 유리한 지리적 여건도 장점으로 꼽힌다. 이에 테일러시가 후보지로 최종 낙점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앞서 지난 5월 삼성전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길에 동행해 신규 파운드리 공장 구축에 총 170억달러(19조16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투자가 최종 결정되면 삼성전자의 해외 단일 투자로는 역대 최대 규모가 된다. 기존에는 지난 2012년 중국 시안1공장에 108억달러(약 12조원)를 투자한 게 최대 규모였다. 

    삼성전자는 이번 투자를 통해 글로벌 1위 업체인 대만 TSMC와의 격차 줄이기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파운드리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17.3%의 점유율로 TSMC(52.9%)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점유율 확대와 함께 미세공정 기술에서도 TSMC에 확실한 우위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2022년 상반기 GAA 기술을 3나노에 도입하고, 2023년에는 3나노 2세대, 2025년에는 GAA 기반 2나노 공정 양산으로 기술 선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이번 발표대로 3나노 양산 시점을 내년 하반기에서 상반기로 앞당길 경우 업계 1위 TSMC에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TSMC는 내년 하반기, 인텔은 2023년 3나노 양산이 예상된다.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3나노에 GAA 기술을 도입한다는 점이다. GAA는 트랜지스터의 게이트와 채널이 닿는 면을 4개로 늘린 차세대 기술이다. 기존 핀펫(FinFET) 구조보다 1면을 늘려 전력 효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전류의 흐름을 조절하는 트랜지스터는 게이트와 채널의 접촉면이 많을수록 전류 흐름을 세밀하게 제어할 수 있다.

    GAA 기술을 적용한 삼성전자의 3나노 반도체는 5나노 제품보다 칩 면적을 약 35% 이상 줄일 수 있고 여기에 소비전력을 50% 감소시키면서 성능(처리속도)은 약 30% 향상시킬 수 있다.

    TSMC는 3나노 공정에는 핀펫 기술을, 2나노부터 GAA 기술을 적용할 것으로 알려진 만큼 삼성전자는 초미세 공정 기술 선점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 경우 미세공정 제품을 기다리는 구글, 퀄컴, 애플 등 글로벌 고객사에도 긍정적인 영향일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