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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사들이 치열해지는 디지털 경쟁에서 우위를 갖기 위해 기존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고 마이데이터, 메타버스 등 새로운 디지털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여신금융협회는 14일 은행연합회 국제회의실에서 '여전사 디지털 리스트럭처링(Digital Restructuring)'이라는 주제로 제 10회 여신금융포럼을 개최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비대면 서비스의 활성화가 가속화되고, 고객 접점을 두고 핀테크·빅테크와 금융회사 간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무엇보다 내년에 마이데이터 사업이 시행돼 고객정보를 활용한 다양한 금융서비스가 가능해지고, 가상세계에서 고객과 만날 수 있는 메타버스의 금융권 도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여전사의 디지털 재구조화 방안에 관심이 집중된다.
김주현 여신금융협회 회장은 “마이데이터 서비스의 시행과 메타버스의 확산은 금융서비스의 또 다른 변곡점을 제공할 것이며, 이런 문제의식 하에 여전사의 디지털 재구조화(restructuring)를 논의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 전환은 어떤 한 번의 조치로 끝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어서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과제”라며 “여신금융협회는 앞으로도 회원사의 디지털 전환 노력에 보다 관심을 가지고, 필요한 제도개선 등의 사항에 대해서 관계당국 및 국회와 성실히 소통해 회원사의 어려움을 적극 해소해 나가겠다”라고 덧붙였다.
우선 한국IBM 임용성 상무는 '디지털 시대,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여전사는 디지털 시대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 마이데이터와 같은 디지털 新사업에 적용 가능한 기능별로 독립적이고 유연한 모듈화된 플랫폼 구조로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end-to-end 프로세스 및 조직 구성으로 빠른 대응이 필요하고, 전면적 변화보다 단계적 적용을 통한 확산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마이데이터 같은 주요 변화에 선행적으로 적용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임 상무는 “비즈니스 모델이 상호 복잡하게 결합된 구조보다 다른 서비스에 영향을 받지 않는 독립적인 플랫폼 구조로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성공적인 변화를 위해서는 디지털 혁신을 주도할 능력의 내재화, 불확실성이 높은 환경에 적합한 애자일(agile) 적용 등을 통한 새로운 업무방식의 도입도 함께 진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인공지능·데이터 등 디지털 핵심 역량에 대한 내재화가 필요하다. 변화와 불확실성에 빠르고 주도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애자일 방식이 도입돼야 한다는 것이다. 성공 경험에 대한 공감을 통한 일하는 방식의 변화 및 확산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메타버스 활용 필요성에 대한 의견도 나왔다.
AT Kearney 진상욱 디지털부문 대표는 '4차 산업혁명 차세대 디지털 융합 기술플랫폼으로서의 메타버스: 트렌드와 기회'에서 1세대 웹, 2세대 앱에 이은 3세대 디지털 융합 기술플랫폼으로서 메타버스가 부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메타버스는 가상·초월(meta)과 세계·우주(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세계와 같은 사회적·경제적 활동이 통용되는 3차원 가상공간을 뜻한다.
메타버스의 폼 팩터(Form Factor)를 지배할 하드웨어 영역에서는 애플,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기술 기업들이 경쟁을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네이버가 소프트뱅크와 손잡고 글로벌 스케일의 메타버스 사업 전개를 모색 중이다. 카카오는 메타버스 콘텐츠 중심으로 생태계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기업들의 메타버스 적용 사례는 B2C, B2B 분야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자동차 업체들은 신차 디자인 및 고객 경험 서비스 확장에 메타버스를 활용하고 있다. 유통 업체들은 쇼핑 경험의 가상현실화에 활용 중이다. 통신업체들은 업무 플랫폼 및 기술체험을 위해 적용하고 있다.
진상욱 대표는 “현재의 메타버스는 과도기적 단계이며, 2단계로의 진화를 선제적으로 이뤄내는 기업이 큰 기회를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즉, 과도기적 단계는 커머스, 커뮤니티, 게임 등 일부의 기능만을 소비할 수 있는 세계(1단계)에서 모두를 소비할 수 있는 세계(2단계)로 옮겨가는 과정이라는 설명이다.
캐피탈사 등 여전사는 메타버스 활용시 마케팅, 고객 경험 혁신 및 신사업 진출 등 다양한 영역에서 새로운 사업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