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실적 회복세… 위드코로나 기대감 ↑오미크론 확산에 4분기 실적도 ‘시계 제로’정부의 규제 완화 지원에도 어려운 한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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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본격적인 확산이 2년차에 접어들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직간접적인 수혜를 받았던 다른 업종과는 달리 근간인 여행 수요가 줄어들고 하늘길이 막히면서 시장은 말 그대로 ‘개점휴업’ 상태였다. 활로를 찾기 위한 발버둥도 큰 반향을 주지는 못했다.

    ◇ 상반기 춘풍(春風) 밀어낸 한파

    올해 상반기 면세업계는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다. 수익 개선을 위한 구조조정, 고정비 감소, 위드코로나의 영향 등 긍정적인 외부 환경의 변화가 힘을 실었다.

    롯데면세점은 올 1~3분기 누적 매출액이 전년 대비 115% 성장했다. 누적 영업손실도 723억원 줄이는 데 성공했다. 신라면세점은 같은 기간 매출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매출도 13.4% 신장했다. 

    신세계면세점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을 전년 대비 48.5% 끌어올렸다. 영업이익도 652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매출이 46% 증가했고 누적 손실액도 91억원 줄었다.

    반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확산으로 인해 4분기 전망은 다시 어두워졌다. 트래블버블로 인한 격리 면제도 사실상 종료되며 기대감은 더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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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익성 악화 불 보듯 뻔해도… 따이공 모시기 경쟁

    국내 면세점이 고객 유치를 위해 쓰는 돈인 송객 수수료가 올해 2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지난해 9000억원 대비 2.5배 늘어난 숫자다. 

    전체 매출이 18조원으로 추정되는 만큼, 매출의 13%가 고객 유치에 쓰인 셈이다. 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사실상 유일한 고객인 중국 보따리상인 ‘따이공’을 유치하기 위한 비용을 늘렸기 때문이다.

    송객 수수료가 늘며 수익성은 악화됐다. 3분기 롯데,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적자를 기록했고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은 영업이익률은 한 자릿수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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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복세에 찬 물 끼얹은 오미크론

    면세업계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확산으로 더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회복세를 보이던 매출은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월 면세점 매출은 1조 6235억원으로 코로나19 확산 이후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한 9월(1조 7657억원)보다 8.1% 줄었다. 외국인 매출은 10.9% 줄어든 1조5349억원을 기록했다. 내국인 매출액은 약 2600억원이 늘며 40% 증가했지만 감소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국내 면세점을 방문한 외국인은 5만1503명으로 전월 대비 7.4% 증가했지만, 객단가가 낮아지면서 매출 비중은 1.9%P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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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포·김해 지킨 롯데면세점

    롯데면세점이 지난 10월 진행된 김포·김해국제공항 면세점 입찰권 경쟁에서 수성에 성공했다. 이번 입찰에 나온 두 공항의 면세 구역은 모두 롯데면세점이 운영해왔다.

    입찰전에는 ‘위드코로나’로 인한 공항 정상운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면세점 업계의 관심이 컸다. 또한 김포·김해 공항 모두 임대료가 고정이 아닌 매출연동요율 방식을 적용한 것도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었다.

    김포국제공항과 김해국제공항 면세점의 연간 매출 규모는 각각 710억원, 1227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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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년 만에 한국 땅 밟은 단체 관광객

    지난 11월 코로나19 확산 이후 자취를 감췄던 해외 단체 관광객이 2년 만에 한국 면세점에 방문했다.

    한국과 싱가포르간 트래블 버블 시행에 따라 한국을 방문한 싱가포르 단체 관광객들로, 서울 용산구 HDC신라면세점과 중구 롯데면세점에 들렀다.

    이들은 남이섬과 부산 해운대, 안동 하회마을 등 주요 명소를 관광한 뒤 23일 싱가포르로 귀국했다. ‘단체’라고 하기에는 적은 10여명의 관광객이었지만, 면세업계에서는 시장 회복의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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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종 규제 완화로 면세업계 숨통 틔워준 정부

    면세업계는 정부의 규제 완화로 가까스로 생존을 이어갔다. 기획재정부는 2020년~2021년 매출분에 대한 특허 수수료를 현행 대비 50% 감경하는 관세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대기업 기준 매출의 0.1~1%였던 특허수수료율은 0.05~0.5%로 낮아졌다.

    5000달러였던 면세점 구매한도도 43년만에 폐지된다. 다만 600달러의 면세한도는 그대로 유지돼 실질적인 혜택에는 큰 차이가 없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특별고용지원 업종에 대한 유급 고용유지지원금 기간도 연장했다. 지원기간은 6월 말까지였지만 면세업계 등 관련업종의 지원기간 연장 요구를 받아들여 30일 연장됐다. 지난 4월에는 내수통관 면세품을 팔 수 있게 한시적으로 허용하기도 했다.
  • ▲ (왼쪽부터)이갑 롯데면세점 대표이사, 한인규 호텔신라 TR부문 부문장, 이재실 현대백화점면세점 대표이사, 유신열 신세계디에프 대표이사ⓒ각 사
    ▲ (왼쪽부터)이갑 롯데면세점 대표이사, 한인규 호텔신라 TR부문 부문장, 이재실 현대백화점면세점 대표이사, 유신열 신세계디에프 대표이사ⓒ각 사
     대표이사 전원 유임… 위기 속 안정 취한 면세업계

    국내 면세점 4사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위기 한가운데서 대표이사 유임을 결정했다. 

    2016년부터 호텔신라 면세부문을 이끈 한인규 사장은 정기인사에서 유임이 결정됐다. 면세부문 뿐만 아니라 최고운영책임자를 겸임하면서 한층 더 권한이 막중해졌다.

    롯데면세점 이갑 대표도 유임됐다. 호텔롯데 기업공개(IPO)의 성공적인 진행을 위해서는 면세사업부 매출 증대가 반드시 필요한 만큼, 신뢰를 이어간다는 분석이다.

    유신열 신세계디에프 대표는 취임 1년간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내년에도 면세사업을 이끌게 됐다. 지난 7월 강남점을 과감하게 폐점하는 등 수익성 강화에 집중한 점이 실적 전환을 이끌었다.

    올해 지휘봉을 잡은 이재실 현대백화점면세점 대표도 자리를 지켰다. 면세사업 정상화라는 막중한 책임을 짊어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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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착륙 관광 비행 6개월 연장… 효과는 미비

    정부는 최근 ‘2022 경제정책방향’에서 무착륙 관광 비행을 내년까지 6개월 연장한다고 밝혔다. 국제선 무착륙 관광비행은 지난해 11월 정부가 항공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허용한 제도다. 공항에서 출발해 다른 나라에 착륙하지 않고 영공을 선회한 뒤 복귀하는 방식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처음 무착륙 관광비행이 시행된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총 252편의 항공편이 투입됐고, 이용객은 2만6279명을 기록했다.

    면세업계에서는 무착륙 관광비행을 통해 직접적인 수익 창출 보다는 재고 관리 효율성 측면에서 효과가 있었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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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라인·해외 사업에서 활로 찾는 면세업계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힌 면세업계가 내국인 판로 확보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자체 면세품 전용몰인 ‘럭스몰’을 만들고 인터넷 라이브 방송을 통한 판매에 나섰다.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통해 선불카드인 ‘LDF 페이’도 판매한다.

    신세계면세점은 통합 온라인몰인 SSG닷컴, SI빌리지 등에서 100여 브랜드의 2000여가지 면세품을 판매하고 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지난달 CU 멤버십 전용 어플리케이션에서 내수통관 면세품 전용 명품관을 열었다.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매장을 열고 휴대전화로 면세품을 선물할 수 있도록 했다.

    신라면세점은 자체 채널에서만 판매해온 제고 면세품을 쿠팡에서도 판매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삼성물산 공식 패션몰인 ‘SSF샵’으로 판매 채널을 넓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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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려운 상황에서도 ‘소비자중심경영’ 방점

    롯데·신라·신세계·현대백화점면세점이 나란히 소비자중심경영(CCM) 인증을 획득했다.

    CCM은 기업이 모든 경영활동을 소비자 중심으로 구성하고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는지를 한국소비자원이 평가하고 공정거래위원회가 인증하는 제도다.

    롯데면세점의 경우 지난 2년간 전화 상담 예약 시스템 확충, 채팅 상담 고도화, 상담 만족도 조사 도입 등 대고객 서비스 수준 향상에 주력했다.

    신라면세점은 일회용 포장재 사용과 지역 사회를 위한 사회공헌 활동이, 신세계면세점은 업계 최초로 친환경 포장재 및 무빙랙 도입을 통해 사회적 책임 활동을 실천해온 점 등이 평가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처음 인증을 취득한 현대백화점 면세점은 VOC 시스템을 적극 활용했다. VOC 데이터를 통합 분석해 고객 서비스 개선, 고객 맞춤 서비스 구축 등에 반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