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세 짙어진 시장…서울전세매물 3개월새 30%이상↑8월이후 전셋값 상승률 둔화, 정부 "시장 하락 국면"시장선 "전세 안정화 판단 일러…내년 전세난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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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부동산시장의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전세매물도 빠른 속도로 쌓이고 있다. 매물 증가에 따라 전셋값 상승률도 점차 둔화 흐름을 보이면서 정부는 전세시장 안정화를 점치는 모습이다.

    반면 시장에서는 대출규제 등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내년 임대차3법에 따른 갱신 계약 만료 등에 따라 전세난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31일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의 통계를 살펴보면 이날 서울 아파트 전세매물은 3만1618건으로, 세 달 전(2만3871건)에 비해 32.4%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학군 수요에 따라 전세거래가 활발한 양천구 목동과 강남구 대치동 역시 같은 기간 매물이 크게 늘어났다. 이날 목동의 전세매물은 342건으로 세 달 전(162건)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어났으며, 대치동은 1294건으로 23.4%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곳곳에서 전세매물이 쌓이면서 한동안 치솟았던 전셋값 상승률도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지난 8월 0.17%까지 오른 이후 이달 넷째 주(27일 기준)에는 0.04%를 기록하고 있다. 

    '목동신시가지2단지' 83㎡는 지난 4월 8억5000만원에 전세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지만, 지난 17일에는 같은 층, 같은 평수가 6억30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정부는 전세시장의 하락 국면 진입을 확신하는 분위기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8일 열린 제34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전세시장은 입주 물량 증가, 대규모 정비사업 이주 종료 등으로 임대차법이 시행된 2020년 8월 이후 최다 매물이 출회되고 가격 상승세도 지속 둔화하는 모습"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시장의 시각은 정반대다. 연말의 경우 전통적인 계절적 비수기인데다 하반기 정부의 대출규제 여파가 수요 위축의 주된 원인인 만큼 당장 시장 안정화를 논하기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시장에서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전세난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서울의 경우 입주물량이 올해에 비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세시장 불안을 키울 것이라는 판단이다. 

    실제로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R114는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전년 대비 36% 가량 줄어든 2만520가구에 불과할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내년 8월을 기점으로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한 세입자들의 계약이 만료되면서 전셋값이 또 한 번 요동칠 수 있다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6억3224만원으로, 임대차법 시행 전인 지난해 7월과 비교해 1억6700만원 가량 올랐다. 지난해 계약갱신권을 사용한 가구가 첫 전세계약을 맺었을 시점인 2018년 8월과 비교하면 1억9800만원 가량 오른 수준이다.

    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매매시장의 불안은 결국 전세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내년에도 신규 분양물량이 수요를 감당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일정부분 전셋값 상승은 불가피하다"며 "특히 계약갱신권을 사용한 물량을 중심으로 큰 폭의 가격 상승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