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210억원 규모 이노베이션펀드 출자신세계 CVC, 최근 번개장터에 투자 개시GS리테일 쿠캣 인수, CJ온스타일 간접투자 확대
  • 유통업계가 연초부터 투자처 찾기에 나서고 있다. 스타트업에 투자를 확대하거나 스타트업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펀드를 조성하는 등 새로운 성장동력 찾기에 나서는 것. 여기에는 기존 유통사업 만으로는 성장을 담보하기 힘들다는 위기감이 깔려있다.

    이런 투자경쟁은 ‘포스트 코로나’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하는 올해 더욱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이사회는 오는 3~4월 중 ‘스마트롯데쇼핑이노베이션펀드(가칭)’에 210억원을 출자하기로 의결했다. 이 펀드는 롯데쇼핑의 시너지 및 신사업 관련 유망 스타트업에 투자를 맡게 된다.

    이 펀드는 롯데그룹의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털(CVC)인 롯데벤처스가 운용하게 된다. 롯데쇼핑은 앞서 지난해에도 ‘롯데쇼핑이노베이션펀드 1호’에 단독 출자하면서 신성장동력 확보에 나선 바 있다. 

    롯데쇼핑이 이처럼 스타트업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 것은 더 이상 내부 전략만으로는 혁신이 쉽지 않다는 판단이 주효했다. 펀드를 통해 스타트업을 육성, 발굴하면서 롯데쇼핑의 유통망을 활용하는 시너지를 찾겠다는 포부다. 

    이런 분위기는 유통업계 전반에 확산되는 기류이기도 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패러다임이 빠르게 변해가는 상황에서 자칫 뒤쳐질수 있다는 위기감이 주효했다. 실제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쿠팡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1위를 다투고 있고, 새벽배송의 강자로 꼽히는 마켓컬리나 중고거래의 강자 당근마켓이 모두 해당 분야의 유니콘으로 평가받는 것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실제 신세계그룹이 지난 2020년 설립한 벤처캐피탈 시그나이트파트너스는 지난 11일 중고 거래 플랫폼 번개장터에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계약금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번 투자를 통해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상생, 발전하는 산업생태계를 조성한다는 포부다. 

    시그나이트파트너스는 이 외에도 패션플랫폼 에이블리, 디지털 헬스케어 휴이노, 스마트팜 만나 CEA, 신선식품 슈퍼키친 등에 투자를 진행한 바 있다. 

    이 외에 유통업계 투자는 전반적으로 확대되는 중이다.

    최근 인수합병(M&A)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나선 GS리테일은 지난 13일 푸드 스타트업 쿠캣(COOKAT)을 인수했다. 구주와 신주 발행 등 약 550억원을 투자해 최대주주로 올라선 것. 쿠캣은 푸드 기반의 미디어 채널 ‘오늘 뭐 먹지’ 및 e-커머스 플랫폼 ‘쿠캣 마켓’을 운영하는 기업이다.

    CJ ENM 커머스부문의 CJ온스타일도 지난해 12월 CVC 펀드 출자 등의 간접 투자에 적극 참여한다. CJ그룹 내 투자사인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를 포함해 컴퍼니K파트너스, 에이벤처스 등 외부 벤처캐피탈에 총 130억원의 출자를 진행한 바 있다. 이를 통해 명품, 건강기능식, 리테일 테크 관련 회사에 총 40억원 규모의 직접 투자도 단행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국내에서 유니콘기업이 다수 탄생하면서 스타트업 투자에 대한 기대도 상당히 높아진 것이 사실”이라며 “최근 코로나19 사태에서 드러난 변화의 필요성에 대한 업계의 니즈가 가장 주효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