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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으론 역부족"... 삼성전자 대형 M&A 추진에 '전장' 꼽히는 이유

인수 6년차, 작년 영업익 5천억… 인수 전 못미쳐삼성 시너지도 물음표… 전장사업 업그레이드 절실빅딜 추진 공식화 속 하만 시너지 기업 인수 필요성… 차량용 반도체·전장' 1순위

입력 2022-01-20 07:38 | 수정 2022-01-20 11:04

▲ ⓒ하만

최근 좀처럼 빅딜 시장에 나서지 않던 삼성전자가 오랜만에 대규모 인수·합병(M&A)을 추진하고 있다고 알려져 관심이 쏠리고 있다. 6년 전 하만(Harman)을 인수하며 전장사업에 베팅했지만 좀처럼 성과를 보지 못하고 있어 이번에도 전장사업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에 눈독을 들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전자업계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의 전장업체 하만은 지난해 10조 원대의 매출액과 5000억 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성적은 전년도인 지난 2020년에 비하면 조금 나아진 수준이지만 삼성에 인수된 후 아직까지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정도다. 삼성전자가 하만을 인수하기 직전해인 지난 2016년 영업이익은 6800억 원 가량이었다.

게다가 당시 삼성이 하만을 국내기업의 해외기업 인수가액 기준 역대 최대 수준인 9조 4000억 원에 사들였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기대치에 턱없이 못 미치는 결과라는 혹평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방산업인 완성차업계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하만과 같은 전장업체들도 직격탄을 맞았다. 이런 팬데믹 여파는 첫 해인 지난 2020년 극심했다가 지난해엔 다소 완화되는 모습이긴 하지만 올해도 상황을 안심할 수 없다는 점에서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상황 탓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삼성과 하만이 유의미한 시너지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도 지적된다. 주요 제품인 '디지털 콕핏'의 점유율도 떨어지는 동시에 신규 고객을 발굴하는데 양사의 강점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아쉬운 대목이다.

삼성은 하만을 인수하고 지난 6년 동안 전세계에 복잡하게 흩어져있던 해외법인이나 계열사들을 정리하고 삼성과 유통망 등을 합치는 작업을 진행했고 지난해를 마지막으로 사실상 대부분의 정리는 끝났다. 인수 후 하만과의 시너지를 제대로 보여줘야 할 시점에 코로나라는 변수까지 발생하며 좀처럼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을 겪으면서 삼성도 내부적으로 고민이 깊어졌다. 하만이 영위하는 사업을 통해서만 전장분야에 접근해야 하는 한계도 인식했을 뿐만 아니라 코로나 이후 품귀현상을 빚은 차량용 반도체와 같이 삼성의 주력 사업인 반도체 기술을 접목할 수 있는 분야로 시각을 확대할 수 있는 계기도 됐을 것으로 추측된다.

▲ CES 2022에 소개된 하만 ExP ⓒ하만

그래서 최근 삼성이 하만 이후 처음으로 대규모 M&A를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그 대상 분야가 차량용 반도체를 포함한 '전장'이 될 것이라는 데 힘이 실린다.

삼성전자는 지난 'CES 2022'에서 조만간 대규모 M&A에 나선다는 계획을 공식화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DX부문장)은 이 같은 소식을 전하면서 M&A 대상이 어디가 될 것인지에 대해 부품(DS)분야와 세트(DX) 분야 모두에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삼성이 일단 대규모 투자를 통해 육성을 예고한 시스템 반도체와 인공지능, 로봇, 전장 등 미래사업 분야에서 우선순위를 정해 순차적으로 딜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그 중에서도 차량용 반도체와 전장 분야는 삼성이 가장 우선적으로 인수를 고려할 대표적인 곳으로 꼽힌다. 우선 차량용 반도체는 삼성이 세운 '2030년 시스템 반도체 글로벌 톱(Top)' 자리에 오르는데도 도움이 될 수 있을 뿐더러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전장사업과의 시너지도 직접적으로 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선호될 전망이다.

현재 시장에서 거론되는 차량용 반도체 인수 후보로는 업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독일의 인피니온과 네덜란드 NXP 등이 거론된다. 인피니언은 시장 점유율 13% 수준의 업계 1위이고 그 뒤를 NXP가 점유율 10%로 바짝 뒤쫓고 있다. 이들 업체들을 삼성이 인수해 시너지를 꾀한다면 어느 업체가 됐든 시장을 리드할 수 있는 주도권을 얻게 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딜을 성사시키기 위해선 넘어야 할 난관이 많은 것도 현실이다. 앞서 미국 퀄컴이 NXP 인수를 추진하기도 했지만 국가별 반독점 승인에서 중국이 가로 막아 인수가 좌절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최근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문제가 심각했기 때문에 각 국에서 차량용 반도체 업체 M&A를 과거보다 까다롭게 볼 것이라는 리스크도 커졌다.

차량용 반도체가 아니더라도 전장사업에서 확실한 성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한 삼성의 노력은 이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하만은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이후 처음이자 최대 규모로 진행된 M&A이자 미래 역점 사업이라는 상징성을 무시할 수 없다"며 "기존보다 전장분야에서 더 큰 그림을 그리는데 M&A를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장소희 기자 soy08@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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