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선후보 GTX 노선 확대 공약 속속작년 GTX 여파 오산·시흥 등 수도권 집값 급등 시장선 "공약 시행 불투명, 추격매수 주의해야"
  • ▲ 이재명-윤석열 후보별 GTX 노선도.ⓒ뉴데일리
    ▲ 이재명-윤석열 후보별 GTX 노선도.ⓒ뉴데일리
    여야 대선후보들이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관련 공약을 쏟아내면서 수도권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GTX 호재 기대감에 추격매수가 몰리면서 수도권 집값이 크게 상승한 만큼 어렵게 잡은 집값 안정세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지난 24일 GTX 노선 연장 및 신설을 골자로 하는 대선공약을 발표했다. 현재 추진 중인 GTX A·B·C 노선의 속도를 높이는 동시에 신규 노선을 추가하는 'GTX플러스(+)' 프로젝트를 추진한다는 게 이 후보 구상이다.

    GTX-A+ 노선의 경우 동탄∼평택 연장을 추진하는 한편, GTX-C+ 노선은 북부는 동두천까지, 남부는 병점·오산·평택까지 연장한다는 계획이다. GTX-D는 김포∼하남 구간으로 만들고 GTX-E(인천~시흥·광명신도시~서울~구리~포천)와 GTX-F(파주~삼송~서울~위례~광주~이천~여주) 노선도 신설하겠다고 공약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역시 지난 7일 '수도권 30분 내 서울 출근 시대'를 앞세우며 GTX 노선 연장과 신설 내용을 담은 공약을 내놓았다. GTX-A와 GTX-C 노선을 평택까지 연장하고, GTX-D 노선은 강남까지 연장하되 광주~여주를 잇는 라인을 추가한다는 계획이다. GTX-E·F 노선 신설도 약속했다.
  • ▲ 이재명 후보자 GTX공약 노선도ⓒ뉴데일리
    ▲ 이재명 후보자 GTX공약 노선도ⓒ뉴데일리
    여야 대선후보의 이같은 공약은 수도권 '부동산 표심'을 공략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GTX의 경우 부동산시장에서 큰 개발호재로 인식되는 만큼 관련 지역 민심을 잡겠다는 의도다. 

    GTX 수혜가 예상되는 일부 지역에서는 교통여건 개선 및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지만, 부동산시장 전반에서는 집값 자극에 대한 우려가 가득하다. 지난해 GTX 사업이 포함된 '4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 발표 전후로 수도권 집값이 급등한 탓이다.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KB부동산 통계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전국 아파트값 상승세 상위 10곳 중 대부분 지역이 경기도 소재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지역 모두 GTX 수혜지로 지목되면서 실수요자 및 투자자들이 대거 몰린 바 있다.

    아파트 매매가상승률별로 보면 경기 오산시는 전년 대비 47.8% 올라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으며 시흥시(40.16%)도 40%대 상승률을 나타냈다. 동두천시(38.78%), 안성시(38.64%), 평택시(36.93%), 의왕시(34.67%), 안산시(33.23%), 의정부시(32.83%), 군포시(32.76%) 등도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 ▲ 윤석렬 후보자 GTX 공약 노선도ⓒ뉴데일리
    ▲ 윤석렬 후보자 GTX 공약 노선도ⓒ뉴데일리

    정부도 여야 대선후보들의 GTX 공약을 두고 우려를 내비친 상태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9일 열린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1월 들어 일부 지역의 주택가격이 선거 과정에서의 대규모 개발 공약에 영향을 받는 조짐도 있다"며 "정부는 심각한 우려를 가지고 특이동향에 대해 면밀히 모니터링 중"이라고 언급했다.

    전문가들도 추격매수를 자제해야 한다는데 입을 모으고 있다. 이들은 GTX 완공까지 시간과 비용 등 변수가 많은데다 GTX 이슈로 집값이 급등했던 수도권 지역 곳곳에서 가격 하락 움직임이 일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의왕시 내손동 '의왕내손e편한세상' 전용 84㎡는 지난달 9억1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이는 지난해 10월 같은 면적이 12억5000만원에 팔린 것과 비교해 3억원 이상 떨어진 가격이다.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과도하게 선반영된 만큼 거품이 걷히고 있다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GTX 수혜가 예상되는 지역에서는 아직까지 별다른 반응이 나오지 않는 모습이다.

    오산시 원동 인근 A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집주인들의 경우 GTX 기대감에 매수자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지만, 특별히 매수문의가 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이미 집값이 크게 오른데다 공약 실현 가능성도 불투명하다는 인식에 따라 매수자들도 일단 지켜보자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GTX-A 노선을 제외한 다른 노선은 삽을 뜨지도 못한 상황에 표심잡기 공약만 보고 매수를 고려하는 것은 향후 큰 손실을 불러올 수 있다"며 "사업이 추진된다 해도 완공까지 수많은 변수가 있는 만큼 실거주를 목적으로 하는 매수자들은 더욱 신중하게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