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메인 꿰찬 큐레이션, 낮은 진입장벽·수익창출 '각광'콘텐츠 구독 창작자·포털 '윈윈'... 유료모델 확장UI 변화에 따른 이용자 불편 증가... 노출된 콘텐츠 광고로 느끼기도
  • 카카오뷰
    ▲ 카카오뷰
    포털 양대 산맥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콘텐츠 큐레이션’ 경쟁이 한창이다. 카카오는 ‘My뷰 탭’과 ‘발견 탭’을 모바일 다음 앱 첫 화면에 배치했고 네이버는 ‘인플루언서 토픽’을 앞세워 카카오의 행보에 대응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포털 사이트 메인 자리는 뉴스가 아닌 콘텐츠 큐레이션으로 옮겨가는 추세다.

    콘텐츠 큐레이션이란 정보를 특정한 주제나 관심사에 따라 분류해 구성하는 일련의 과정을 말한다. 포털에서 콘텐츠 큐레이션은 상업적 목적으로 사용된다. 창작자가 제작하거나 편집한 콘텐츠를 ▲구독 수 ▲발행 수 ▲서비스 연동 등에 따라 발생하는 수익과 광고료를 포털과 창작자가 분배하는 방식이다.

    카카오 뷰는 지난해 8월 카카오톡 3번째 탭에 등장했다. 기존 샵(#)탭이 카카오가 직접 편집한 콘텐츠를 보여줬다면, 카카오 뷰는 크리에이터가 제작한 콘텐츠를 구독하는 방식이다. 26일에는 다음 모바일 첫 화면에 확대 적용됐다.

    확대 적용 이유는 카카오 뷰에 대한 창작자와 이용자들의 관심이 늘며 트래픽 상승을 견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지난 8월 론칭한 카카오뷰는 누구나 자신의 관점을 담아 큐레이션 할 수 있는 서비스”라며 “출시 3개월 만에 2만 개의 채널, 25만 개의 큐레이션 보드가 생성돼 카카오톡 내 콘텐츠 생태계가 활성화됐다”고 평가했다. 이달 기준 창작 채널은 누적 15만 개, 큐레이션 보드는 누적 260만 개가 만들어졌다.

    카카오 뷰는 낮은 진입장벽과 수익 창출로 창작자에게 각광받고 있다. 다른 큐레이션과 다르게 타인의 콘텐츠 활용이 가능해 간편하다. 유튜브와 블로그 등에는 카카오 뷰 정산 후기 및 수익 인증 콘텐츠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에 블로그와 포스트 등을 운영 중인 네이버도 카카오 뷰의 인기에 발맞춰 인플루언서 토픽을 내놓았다. 19일 서비스를 내놓으며 ‘MY 구독’ 추천 영역을 통해 노출했다. 인플루언서 토픽은 2월 말 MY구독 메인화면에 노출될 예정이다. 네이버는 인플루언서 보상 정책을 지속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 인플루언서 토픽
    ▲ 인플루언서 토픽
    일각에서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구독 콘텐츠 전면 배치로 인한 UI·UX 변화가 이용자들의 불편을 유발하고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업데이트 이후 달라진 UI·UX에 적응하지 못한 이용자들의 불만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 앱의 경우 가장 앞에 배치돼 있던 뉴스 탭이 3번째로 밀리고 앞쪽에 My뷰 탭과 발견 탭이 추가되면서 접근성이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리뷰를 남긴 이용자들의 후기만 보더라도 “탭 순서를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없어서 불편하다”, “뉴스를 보려고 접속하는데 탭이 뒤로 밀려 보기 어렵다”, “관심 없는 내용이 메인창이 됐으며 별도의 설정도 존재하지 않는다”, “산만하고 불편해졌다” 등 UI·UX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My뷰 탭과 발견 탭의 큐레이션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용자들의 관심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결과를 노출하면서, 해당 탭을 보는 이용자들이 콘텐츠를 ‘광고’로 인식하게 되는 것.

    카카오 측은 “발견 탭의 추천 방식에 대해 개인에게 최적화된 추천 기능을 제공한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해당 기능 자체를 활용하지 않는 이용자들에게는 제대로 된 큐레이션이 작동하지 않고 있다.

    실제로 이용 이력이 없는 상태에서 My뷰 탭과 발견 탭에 등장하는 콘텐츠를 보면, 관심사와 전혀 상관없는 것들이 등장해 광고라는 느낌을 받기 충분하다.

    이용자들 역시 “업데이트 이후 관심도 없는 내용이 메인이 됐다. 메인 설정 기능도 없어 불편하다”, “그냥 광고 판에 들어가는 기분이다”, “채널이 아니라 광고가 된 것 같다” 등의 부정적인 사용 경험을 토로하고 있다.

    다만, 이용자들이 겪고 있는 불편함과는 별개로 네이버와 카카오의 구독형 콘텐츠 전면 배치는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정치편향 및 알고리즘 조작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포털이 뉴스 대신 구독형 콘텐츠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구독형 콘텐츠는 관심사를 반영해 체류 시간이 뉴스보다 길다. 창작자 입장에선 콘텐츠 노출도 증가로 플랫폼 광고수익이 증가한다”며 “포털과 창작자 모두에게 ‘윈윈’이다”라고 평가했다.

    한편, 네이버와 카카오는 유튜브 식의 유료 수익모델도 도입할 전망이다. 카카오의 경우 지난해 8월 카카오 뷰 탭을 신설하면서 구독자 후원이나 유료 콘텐츠 발행 등 수익모델을 추가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네이버는 인플루언서 토픽과 별개로 이미 유료구독서비스 ‘프리미엄 콘텐츠’를 운영 중으로 비슷한 방식을 인플루언서 토픽에 적용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