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병비 급여화’ 제시했지만 후보 간 변별력 부족 필수의료 국가책임제 중심으로 코로나19 대책 재정립 필수 국민 체감도 높고 상징성 있는 의료공약 제시 ‘선결과제’
  •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뉴데일리DB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뉴데일리DB
    차기 정부가 해결해야 할 중요한 숙제는 초고령화 시대를 대비 지속가능한 건강보험-의료정책을 설계하는 것이다. 견고한 지지대를 만들어야만 국민 건강권을 보호하는 것은 물론 추후 새로운 감염병이 창궐해도 대응할 여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얼마 남지 않은 남은 대선, 본지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내놓은 의료공약을 진단해보기로 했다. [편집자주]

    ◆ 문케어 실패론… 마땅한 대응논리는 ‘글쎄’ 

    윤석열 대선 후보는 현 정부 보건의료 정책의 근간인 문재인케어의 부작용을 강조했다. 보장성 강화 이면에 담긴 ‘불필요한 재정 낭비-실효성 부족’을 문제로 삼은 것이다. 

    비급여의 급여화로 파생되는 일련의 문제는 한정된 재정을 두고 ‘보장률 70%’라는 목표에만 함몰돼 발생한다. 그러다 보니 비급여 풍선효과 등 부작용이 발생하고 재정 건전성은 취약해지는 구조다. 

    백신 접종률에만 의존했던 코로나19 방역정책이 비판을 받는 것과 마찬가지로 현행 보건의료정책은 보장성 수치에만 집중해 부작용이 발생했다. 

    일례로 MRI 검사 건수가 늘어 재정 투입 규모가 커졌으나, 고가 항암제 급여화 등 문제는 정체된 현상이 벌어졌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윤 후보는 중증·희귀질환 치료제의 건강보험 적용 범위를 확대를 공약으로 만들었지만, 세부 내용이 부족하다. 

    결국 문케어를 대체할 명분이 있는 제도의 설계가 관건인데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공약은 제시되지 않고 있다. 즉, 윤석열표 대표 의료공약이 시급한데 딱히 떠오르는 부분이 없다는 점은 개선해야 할 부분으로 지적된다. 

    이와 관련 윤 후보 캠프에 속해있는 다수의 보건의료 전문가들은 “실현 가능성이 낮은 정책을 남발하는 것 대신 실제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영역에서 공약을 설계하고 있다”고 밝혔다.

    ◆ ‘간병비 급여화’ 취지는 좋았지만… 변별력 부족

    이러한 맥락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윤 후보의 의료공약은 ‘간병비 급여화’였다. 문케어 추진과정에서 소외된 요양과 간병 영역의 보장을 늘려 국민 부담을 줄이는 방법을 찾겠다는 의미가 담겼기 때문이다.

    간병비는 실손보험 보험금도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 사실상 병원비보다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생계를 포기하고 간병에 전념하는 청년 돌봄자를 칭하는 ‘영케어러’ 문제로 확장됐다. 초고령화 사회를 목적에 두고 풀어야 할 시급한 숙제로 꼽힌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도 동일한 내용이 담긴 ‘간병돌봄 국가책임제’를 꺼내들었다. 이미 지난달에는 간병비 급여화 관련 정책간담회를 열어 해당 사안을 논의했고 지난 8일 직접적 이해관계자인 대한요양병원협회와 정책협약을 체결했다. 

    공약 발표는 윤 후보가 먼저 했으나 오히려 속도가 더딘 상황이 됐다. 

    “초고령화 시대를 대비한 요양-간병 지원 시스템 구축을 통해 국민의 부담을 국가가 함께 책임질 것”이라는 의료공약은 이제 후보 간 변별력이 떨어진 상황이다.
     
    ◆ 필수의료 국가책임제, 방역대책 전환의 중심으로 

    윤 후보 캠프에서는 보건의료 정책과 방역 정책을 구분하고 있는데 교집합은 ‘필수의료 국가책임제’로 좁혀진다. 공약 자체가 의료 공급자 중심으로 설계돼 대국민 설득이 어려운 한계가 있지만, 장기화되는 코로나19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필수 과제다. 

    이는 이재명 후보가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는 ‘공공의료-병원 확충’ 대신 제도적 보완을 통해 급한 불을 끄자는 의미가 내포됐다. 오랜 기간과 막대한 재정이 투입되는 지역별 공공병원을 짓는 것이 아니라 ‘공공수가’를 신설하겠다는 것이다. 

    윤 후보는 “더 큰 의료적 재앙이 닥치더라도 중환자실, 응급실이 부족해 국민이 발을 동동 구르며 피눈물을 흘리지 않도록 할 것”이라며 “필수의료 운영에 필요한 인건비, 교육훈련비를 사용량에 상관없이 공공정책 수가로 지급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민간병원이 음압병실, 중환자실 등 코로나19 비상상황에 대응하는 인프라를 구축하면 합당한 정책수가를 주는 방식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이 밖에 중증외상센터, 분만실, 신생아실, 노인성 질환 치료시설에도 국민건강권 확보 차원에서 공공수가를 순차적으로 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이와 관련 정기석 국민의힘 코로나위기대응위원장(전 질병관리본부장)은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지만 적자를 면치 못하는 공공병원을 설립하는 것 대신 실현 가능한 공약을 만드는 것이 현명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무늬뿐인 컨트롤타워의 역할의 한계로 방역정책의 혼란이 국민에게 전가되는 상황이라 당장 시급한 문제는 코로나19 방역 정책의 변화”라며 “국무총리를 비롯한 각 부처의 개입을 없애고 일원화된 체계를 형성하는 것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