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도 긴축으로 볼 수 없다"기축통화 가능성 질문엔… "답변 곤란""한은 총재 공백없는게 바람직"
  •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한국은행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한국은행
    올 연말에는 기준금리가 최대 2.0%까지 이를 전망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연말 기준금리가 연 1.75~2.0%에 이를 것이란 시장 전망에 대해 "한은의 예상과 큰 차이가 없다"고 밝히면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현행 1.25%로 동결했다. 

    이 총재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서 "시장의 기준금리 예상은 올해 성장세와 물가 전망, 주요국의 통화정책 방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데 한은의 예상과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앞으로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올려 1.5%가 돼도 긴축으로 볼 수 없다"고 했다. 


    ◆ 10년 만에 3%대 물가 시대

    한은의 통화정책방향에 있어 가장 큰 변수는 물가다. 

    한은은 이날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3.1%로 제시했다. 3%대 물가 전망은 지난 2012년 4월 이후 10년 만이다. 동시에 지난해 11월 발표한 기존 전망치(2.0%) 보다 1.1%P나 높은 수준이다.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과 농축수산물 가격이 동반 상승하며 소비자물가가 넉달째 고공행진하는 데 따른 결과다. 

    또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3%로 종전과 같은 숫자를 제시했다.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성장률은 각 2.0%, 2.5%로 예상했다.

    이 총재는 "앞으로 지금 같은 물가 오름세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금융불균형을 줄여나갈 필요성이 여전하다는 점에서 완화 정도를 계속, 적절히 조절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이어 "추가 인상은 물가와 성장, 지정학적 리스크, 오미크론의 영향을 모두 봐야한다"고 했다.  

    그는 "이번에 경제성장률, 물가상승률 전망을 내놓으면서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긴장상태가 상당기간 지속되는 것을 전제로 했다"면서도 "전면전으로 치닫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것은 아니다"고 했다. 
  •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4일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있다. ⓒ한국은행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4일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있다. ⓒ한국은행
    ◆ 한국 기축통화? "정치이슈화, 답변 곤란" 

    이 총재는 한국의 기축통화국 진입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고는 "경제적 의미를 설명하기엔 이미 정치 이슈화됐다"면서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제가 이 자리에서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즉답을 피했다. 

    한국이 기축통화국이 될 수 있는만큼 국가채무 비율이 100%까지 올라도 괜찮다는 주장에 대한 의견에 대해서도 "아무리 경제적인 측면에 입각해 설명한다고 하더라도 의도치 않은 결과를 나타낼 수 있어 답변하기에 적절치 않다"고 했다. 

    다만 원화의 국제경쟁력 확보에 대해서는 "우리경제의 펀더멘털이 튼튼해야하고 인프라 확충과 제도적 기반을 갖춰야 국제결제에서 원화가 널리 활용될 것"이라 덧붙였다. 

    이날 금통위는 이 총재가 주재하는 마지막 통화정책회의다. 그는 한 차례 연임 끝에 내달 말 임기가 만료된다. 

    이 총재는 차기 총재 지명과 관련해 "통상 4월 1일 취임을 위해 3월 초에 발표했다"면서 "기본적으로 지금의 국내외 경제 금융 상황에 비춰보면 총재 공백기간이 없는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한편 이 총재의 후임은 하마평만 무성하다. 내달 9일 대통령선거 이후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인과 논의하에 결정할 것이란 관측이 뒤따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