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47곳 상급종합병원 '중증 환자' 집중 방향성일반병상 축소하고 연구·교육 역량 강화3년간 10조 투입으로 의료전달체계 재정립 시동지방의료 '빨간불' 우려 … 3월이 고비 위기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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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5병원을 포함한 전국 47곳의 상급종합병원은 병상 축소를 통해 경증 환자를 억제하고 중증 환자에 집중하는 체계로 전환한다. 진료량을 줄이는 대신 연구와 교육이라는 본연의 업무를 맡자는 취지다. 의료전달체계 정립과 쏠림현상 극복이라는 숙제를 해결하자는 것이다.한국의료의 고질병을 한꺼번에 수술대로 올린 상황으로 부작용 없는 정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큰 병원을 향하는 선택지 대신 질환에 따라 병원 선택의 기준이 잡히는 것, 그 인식을 형성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된다.6일 병원계에 따르면 주요 상급종합병원은 올해 주안점을 '초고난도 진료'에 뒀다. 전국 47곳의 병원이 모두 중환자에 집중하는 형태로 변화하므로 그 중 빅5병원 등은 고난이도 진료로 변별력을 갖추자는 것이다.빅5병원장들은 을사년 신년사를 통해 공통적으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자"고 했다. 핵심은 구조전환 흐름에 부합하는 병원 경영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중증 진료의 경쟁력 강화가 화두로 떠올랐다.빅6로 분류되는 고대의료원은 더 강력한 메시지를 던졌다. 윤을식 고대의료원장은 "난치병 정복에 가장 먼저 첫발을 내딛는 '패스파인더(Pathfinder)'로서 상급종합병원의 개념을 완전히 새로 정립할 것"이라며 "지속 가능한 의료전달체계 확립을 선도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지난해 첫발을 내딛고 올해 본격화하는 정부의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시범사업은 연간 약 3조3000억원, 3년간 총 10조 원의 건강보험 재정을 투입해 드라이브를 건다. 지역·필수의료 강화에 투입하는 20조원에 포함되지 않은 별도의 영역이다.이처럼 환자를 많이 받을수록 이득이 되는 '행위별 수가제'에서 환자를 덜 받되 치료가 어려운 환자만 받겠다는 판단이 선 것은 현 정부의 막대한 재정적 지원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다.복지부는 "바람직한 의료전달체계로 혁신하기 위한 첫걸음이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이라면서 "이를 마중물로 종합병원, 지역 병의원에 이르는 의료전달체계 정상화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했고 건강보험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을 비롯해 지역병원-개원가 역할론까지 의료전달체계 재정립은 "더 늦어지면 안 되는 중요한 과제"라는 중론이다.반대로 재정 위기론에 막대한 변화를 추구하는 것은 위험요인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가뜩이나 의대증원 문제로 사직 전공의 복귀와 의대생 복학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으로 지방의대병원 의료진이 이동하는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다.충남지역 상급종합병원 교수는 "전공의 복귀도, 펠로우도 없는 3월이 되면 암환자 대응이 어려워질 것"이라며 "불가피하게 구조전환에 전국 47곳 모두가 참여하게 됐지만 지방에서 중증환자들 제대로 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그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바이탈과 의료진들이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으로 이동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어 상황의 심각성이 크다"고 한숨을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