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분양가 1년만 20% 증가인건비·층간소음 기준강화…상승압력↑"선별청약 커질 듯…신축단지도 양극화"
  • ▲ 서울 한 아파트 공사현장ⓒ연합뉴스
    ▲ 서울 한 아파트 공사현장ⓒ연합뉴스
    지난해 분양시장을 이끈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 열풍이 올해는 한풀 꺾이는 대신 양극화가 짙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고환율·고물가, 층간소음 기준강화 등이 분양가 상승을 부추길 경우 선별청약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신축단지도 입지 등에 따라 청약성적이 엇갈릴 것이란 견해다.

    6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말 기준 수도권 아파트분양가는 전년대비 20.43% 증가했다. 5억원대 아파트를 분양받는다고 가정하면 2023년보다 약 6000만원을 더 내야 하는 상황이다. 

    건설업계는 이같은 분양가 상승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관측했다. 치솟는 공사비를 안정시킬 요인은 찾기 어렵고 상승시킬 요인만 가득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공사비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중동 전쟁이후 고공행진중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집계를 보면 지난해 10월 기준 건설공사비 지수는 130.32로 2020년 100을 기준으로 30%가량 상승했다. 

    일각에선 공사비에 적용되는 요소인 건축자재 가격은 최근 상승세가 주춤하고 있지만 대외경제 불확실성이 심화되면서 다시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공사원가의 40%가량을 차지하는 인건비 상승도 두드러졌다. 지난해 하반기 노임단가는 27만4286원으로 2021년 하반기 대비 16.31% 상승했다. 올해도 건설업 132개 직종의 상반기 하루 평균임금이 27만6011원으로 작년 상반기 27만789원과 비교해 1.93% 오를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에 최근 발의된 주택법 개정안이 층간소음 기준 미충족 시 민간공동주택에 대한 준공불허 방침을 골자로 하고 있어 통과 여부가 주목된다. 건설업계는 층간소음 기준강화로 완충재 투입이나 콘크리트 추가 타설로 인한 두께강화에 모두 비용이 만만찮게 든다는 점을 우려한다. 

    업계 관계자는 "개정안 통과 시 1~2㏈ 차이로도 준공승인을 얻지 못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이 부문 비용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것이다"며 "또 6월부터 신규 민간건축물은 신재생에너지로 전력 일부를 써야하기 때문에 이에 따른 공사비 인상도 불가피하다"고 토로했다.

    분양가가 치솟으면서 '얼죽신' 열풍으로 몸값을 높여온 서울 신축아파트 올해 분양성적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작년말 수도권 분양단지에서도 미달사태와 무순위청약이 속출했다.

    청약홈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가 공급하는 서울 중랑구 '더샵 퍼스트월드' 중대형 평수들이 청약마감에 실패했다. 1순위 청약에서 83가구를 공급하는 전용면적 98㎡A 유형에 61가구만 신청했다. C유형도 84가구 모집에 77가구, D유형은 41가구 모집에 26가구 신청해 미달됐다.

    '서울원 아이파크' 성적도 좋지는 않았다. 서울원 아이파크는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이 14.9대 1을 기록하며 순항하는 듯했지만 전용 105㎡이상 대형평수에서는 미달이 발생했다. 1순위 최고경쟁률 36.8대1을 기록한 전용면적 84㎡에선 청약당첨자중 일부가 계약을 포기했다.
  • ▲ 지방 한 견본주택에서 청약자들이 단지 관련 설명을 듣고 있다.ⓒ연합뉴스
    ▲ 지방 한 견본주택에서 청약자들이 단지 관련 설명을 듣고 있다.ⓒ연합뉴스
    경기 안양시 재건축단지인 '평촌자이 퍼스니티'는 지난달 24일 무순위청약을 진행했다. 해당단지는 지난해 11월 분양 당시 1순위 청약 경쟁률이 13.1대 1에 달했지만 청약당첨자중 20%가량이 대출규제에 따른 자금부담으로 계약을 포기하면서 추가 입주자모집에 나섰다.

    올 11월 입주예정인 서울 강북구 미아뉴타운 인근 '한화포레나미아'는 현재 전용면적 80㎡ 분양권에 3000만~7000만원 마피가 붙어 최저 10억2640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분양가 상승은 불가피하며 이에 따른 선별청약으로 신축단지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김효선 NH농협 부동산 수석위원은 "지난해는 지속해서 원자재값 상승과 이자부담 등이 있었는데 최근 정치적인 불확실성까지 더해져 업계가 어려워지고 있다"며 "환율 상승으로 건설사들 입장에서는 더욱 더 분양이 잘 되는 곳 위주로 할 가능성이 커져 분양가 상승폭이 커지고 지역과 브랜드 등에 따라 신축 분양단지에서도 선별청약 경향이 심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도 "올해는 분양가 상승 압력이 크기 때문에 똘똘한 한채에 대한 수요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그렇게 되면 얼죽신 열풍에도 서울 신축 아파트에서 미달이 발생하는 경우가 이전보다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