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자리잡았는데…글로벌 판매량 5.3% 날릴 판GM·볼보·도요타 철수… 버텨도 철수해도 찍힌다
  • 글로벌 기업의 '탈 러시아' 움직임으로 현대차그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현대차는 러시아 현지 시장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 리오는 지난달 러시아에서 총 7천893대가 팔려 지난 1월에 이어 두 달 연속 판매량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현대차의 쏠라리스도 선전 중이다. 쏠라리스는 지난달에 작년 동월 대비 31.3% 많은 7천238대가 팔리며 2016년 12월 이후 약 5년 만에 처음으로 다시 2위로 올라섰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러시아 시장에서 3위권 내의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 현지 맞춤형 전략 모델이 그 비결이다.  

    기아는 올해 2월까지 총 2만7천322대(점유율 13.3%)가 팔려 러시아 전체 브랜드 중 두 번째로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고, 현대차는 2만5천117대(12.2%)로 기아의 뒤를 이었다.

    지난해에도 기아는 20만5천801대(12.3%), 현대차는 17만1천813대(10.3%)를 각각 판매해 현지 브랜드인 '라다'의 뒤를 이어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현대차와 기아의 합산 점유율은 약 23%에 이른다.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전체 판매량에서 러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5.3%다. 이 중 현대차의 경우 4.1%, 기아는 7.0%다.

    현대차는 러시아의 지정학적 리스크에도 2020년 미국 제너럴모터스(GM)로부터 연간 1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현지 공장을 인수했다. 시장 확대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내비친 셈이다.

    다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애플, 인텔 등 글로벌 기업들이 줄이어 러시아 철수를 발표하며 현대차·기아가 러시아에서 발을 뺄 수도, 잔류를 선언할 수도 없는 '진퇴양난'에 빠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포드는 러시아 내 합작회사의 운영을 중단하기로 했다. GM과 볼보, 도요타, 마쓰다 등은 수출 중단을 선언하는 등 각국 업계는 러시아와의 '선 긋기'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업계는 현대차가 러시아에서 계속해서 버틸 경우 글로벌 불매 운동의 타깃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내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