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파 기조에도 파월 자신감·평화협상 진전 증시 안도불확실성 해소, 코스피 외국인 수급 긍정 전망미·중 리스크, 경기침체 우려감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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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지난 2018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무섭게 치솟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6차례 추가 금리인상도 예고했다. 

    뚜렷한 매파적 신호에도 미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친 파월의 발언에 미 증시는 안도랠리를 이어갔다. 이미 예견했던 재료 소멸인데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간 평화협상에 진전됐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글로벌 투자심리가 회복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매파적 금리인상 기조…"미국 경제 여전히 강해" 시장 달랜 파월

    간밤 연준의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가 발표됐다. 

    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고, 앞으로 남은 6차례 FOMC에서 매번 금리를 올릴 것임을 예고했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린 건 2018년 12월 이후 3년3개월 만에 처음이다. 

    FOMC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를 보면 연준은 올해 금리가 기존 예상보다 높은 1.9%를 기록하고 2023년 2.8%까지 상승한 후 2024년까지 같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준은 올해 근원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지난해 12월 제시했던 2.7%에서 4.1%로 올려 잡았다.

    이날 파월은 우크라이나 사태의 불확실성과 인플레이션의 상방 리스크를 거론하면서도 "미국 경제는 매우 강하고 긴축적 통화정책을 다루기 매우 좋은 위치에 있다"고 밝혔다. 다만 "추가적인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의 위험에 유의하고 있다"며 "필요하다면 금리인상 속도를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파월 의장은 일부 시장 참가자들이 요구했던 0.5%포인트의 금리 인상에 반대하며 시장에 충격을 주는 것을 피했다.

    이에 대해 슈왑 금융 리서치 센터의 캐시 존스 수석 채권 전략가는 월스트리트저널에서 "연준이 물가 상승과 싸우고 있으며, 빠르게 싸워 이를 통제하려는 메시지를 보내길 원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불확실성 사라진 증시 일제히 안도랠리

    상승 흐름을 타던 뉴욕증시는 연준의 공격적 금리인상 소식이 알려진 직후 흔들렸다. 그러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미국 경제는 여전히 강하다"고 수차례 언급하며 시장을 다독이자, 급등세로 돌아섰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1.55%, S&P500지수는 2.24%, 나스닥지수는 3.77% 각각 급등했다. 

    경제가 긴축 충격을 흡수할 만큼 탄탄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 투자자들의 불안을 가라앉히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다. 시장은 연준의 공격적인 긴축이 장기적으로는 경제에 치명적인 인플레이션 위험을 낮춰 주식시장에도 결과적으로 보탬이 될 것이란 기대를 반영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매파적인 연준의 움직임에도 파월 의장의 발언이 결국 불확실성 해소와 향후 긍정적인 경제 전망에 대한 기대 심리가 부각된 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휴전 협상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는 소식도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의 보도도 주가 상승에 일조했다.

    코스피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달러·원 환율 상승으로 국내 증시에서 매도세로 일관하던 외국인 투자자들의 향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서상영 연구원은 "그동안 시장 하락을 부추겼던 우려들이 하나둘씩 완화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불확실성 해소 심리가 더 부각될 것"이라면서 "원·달러 환율이 13원 내외 하락으로 외국인 수급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각에선 연준 통화정책 이외에도 시장 리스크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의 강력한 매파 목소리에도 글로벌 주식시장이 급등하고 달러화지수가 오히려 약보합을 기록한 배경에는 러시아와 중국 변수가 크게 작용했다"며 "시장의 주인공은 미 연준이 아닌 러시아와 중국"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사태 지속 속에 미·러 및 미·중 갈등이 지속된다면 미 연준의 긴축 기조 리스크는 가려지는 가운데 러시아 및 중국 리스크만 부각될 여지를 배제할 수 없다"며 "금융시장의 관심은 단기적으로 우크라이나 혹은 러시아 리스크 해소와 더불어 중국의 대외 외교정책 및 대내 부양의지로 집중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경기 침체 우려감은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대목이라는 분석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이 늘 금융위기 또는 침체를 야기시키지는 않았지만 1970~1980년대처럼 물가 상승률이 높고, 금리인상 속도가 가파를 때 경기가 침체에 진입하는 경우가 1990년대 이후보다 많았다"며 "당장 약세장으로 진입할 가능성은 낮다. 주가 조정은 크지 않을 전망이지만 2023년까지 이어지는 금리인상과 성장 둔화는 주가 상단 기대를 낮출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