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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업계가 최근 무분별한 백내장 수술을 시행한 안과 병·의원에 대해 잇따라 고발 조치에 나섰다.
실손보험 누수의 주범으로 꼽히는 백내장 과잉 수술에 대해 사실상 전쟁을 선포한 셈이다.
보험업계는 지난해 실손 적자 규모가 사상 첫 3조원을 넘긴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1조원이 넘는 백내장 과잉수술만 바로잡아도 적자폭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고있다.
◆안과와 전쟁중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은 최근 백내장 수술 과장·허위 광고를 낸 병·의원 55곳을 불법 의료광고 등의 혐의로 보건당국에 신고했다.
회사측은 현장 채증 및 홈페이지를 통해 위반 사항을 확인했다는 설명이다. 이미 25곳이 행정 조치를 받은 상태며, 나머지는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의료법 제56조(의료광고의 금지 등)에 따르면, 의료기관 또는 의료인은 거짓이나 과장된 내용의 의료광고, 다른 의료인과 진료 방법을 비교하는 광고, 비의료인의 의료행위 등을 할 수 없다. 예컨대 부작용을 0% 라고 광고하거나, 백내장 수술 횟수를 허위로 기재하는 행위, 환자에 관한 치료 경험담 등 치료 효과를 오인하게 할 우려가 있는 광고 등은 금지된다.
DB손보도 시력개선 및 시술체험단 형식을 활용해 백내장 불법 의료광고를 한 43곳을 추려 고발했다.
삼성화재는 의료인이 아닌 코디네이터가 백내장 수술 상담 및 검사를 한 것으로 의심되는 안과 3곳을 신고했다. 굳이 백내장 수술을 하지 않아도 되는 환자 대상으로 수술을 진행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현대해상 역시 백내장 과잉 수술을 진행한 병·의원들을 조만간 고발하기로 했다.
◆백내장 보험금만 1조
보험연구원은 지난해 백내장수술 실손보험금 규모를 1조 1528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16년(779억원) 대비 1379%나 급증한 수치다.
연구원은 최근 몇년간 백내장 규정이 지속 바뀌면서 실손 청구 항목과 금액이 임의적으로 요동친 결과라고 분석했다.
실제 지난 2016년 1월 계약부터 실손보험 표준약관 개정을 통해 백내장수술시 사용되는 다초점렌즈 비용은 보상하지 않는 것으로 규정됐다. 이후 렌즈 가격이 낮아지는 대신 비급여 검사비가 크게 오르는 현상이 나타났다. 비급여 검사비의 1회당 평균 가격이 상급종합병원보다 의원에서 더 높게 나타나기도 했다.
2020년 9월에는 환자 의료비 부담 경감 필요성이 커지자 백내장수술의 일부 비급여 검사(안 초음파, 눈의 계측검사) 항목을 급여화했는데, 그러자 2016년 1월 이전 계약에서 다초점렌즈 가격이 오르는 '풍선효과'가 나타났다. 200만원대를 유지하던 다초점렌즈 평균 가격이 2020년 9월 이후 300만원 후반으로 크게 인상됐다는 설명이다.
◆비급여 논의, 복지부 참여가 관건
다만, 손보업계는 해당 고발 조치 등의 노력이 일시적 효과에 머물까 우려하고 있다.
최근 금융당국이 발족한 '지속가능한 실손보험을 위한 정책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보건복지부가 불참하면서 반쪽짜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의료계와 공보험 담당 주무처인 복지부 없이는 백내장 수술 등 실손 비급여 항목에 대한 합의적 수가 도출이 어렵다는 시각이다.
정성희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험쪽에서 아무리 실손 비급여 항목에 대한 지급 기준 및 고발 조치 등을 강화더라도 의료계의 협조가 없으면 사실상 해당 노력들이 효과적으로 작용하기 어렵다"며 "백내장수술의 비정상적인 비급여진료 대응을 위한 복지부 등 관련 주무처와의 협력이 필요한 때"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