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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발 한파가 최근 한반도를 덮치면서 손해보험사들이 자동차 손해율이 다시금 오를까 노심초사다.
지난해 코로나19로 가입자들의 이동이 적어져 손보사들의 자동차 보험료 손해율이 안정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 속 '겨울철 손해율 잡기'에 한창이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은 3년 만에, 제주도는 57년 만에 한파경보가 발효되는 등 북극발 한파로 전국이 얼어붙었다.
지난 6일 저녁부터는 눈이 내리며 대부분 지역에 대설특보도 발효됐으며, 서해안 지방 등을 중심으로 추가 폭설이 예고되고 있다. 내린 눈이 얼면서 빙판길이 속출, 자동차 사고도 잇따랐다.
실제 지난 6일 손보사들에 대한 긴급출동 요청이 급증했다. 손보협회에 따르면, 삼성화재 등 11개사의 지난 5일 5만4356건의 긴급출동이 있었으나, 눈이 내리기 시작한 6일에는 7만8214건으로 긴급출동 요청이 폭등했다.
사고 접수건수 역시 지난 5일 1만4782건이었지만, 6일 1만7136건으로 증가했다.
손보업계는 통상 겨울철에 자동차 사고율이 높아지는 시기지만, 북극발 한파의 영향으로 평년 겨울철보다 올 1~2월 사고율이 전년대비 10% 가량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나 손보사들은 지난해 안정세를 찾은 손해율이 다시금 요동칠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코로나19 여파로 외부 활동이 줄면서 삼성화재(76.2%), 현대해상(79.7%), DB손해보험(80%), KB손해보험(75.3%) 등 주요 4대 보험사의 평균 손해율은 77.8%까지 내려갔다. 이는 전년대비 5.5%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손해율은 받은 보험료 대비 나간 보험금의 비율이다. 100%를 넘기면 해당 보험을 팔면 팔수록 손해라는 뜻이다. 다시말해 손해율 77.8%는 100원을 받아 77.8원을 가입자에게 보험금으로 제공, 이익을 보전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이 같은 영향으로 지난해 11월까지 주요 4대 손보사들의 누적 손해율(삼성화재 85.2%, 현대해상 84.8%, DB손해보험 84.4%, KB손해보험 84.5%) 역시 전년대비 6%포인트 줄어든 84.7%를 기록, 코로나 반사이익을 거두기도 했다.
이에 손보사들은 손해율 안정세 유지를 위해 올 겨울 치솟는 손해율 내리기 대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화재는 자동차보험 가입고객 대상 한파 안내문자 및 대처방법을 발송했으며, 콜 폭주에 대비해 자동차보험 상담을 할 수있는 상담사를 추가 배치했다. 디지털ARS로 콜 연결 지연시간도 단축시켰다.
현대해상 역시 접수단계에서 콜센터 상담인력의 증원(평시대비 최대증가율 96% 적용)을 진행했으며, 무인안내 시스템을 통한 접수 등 전산적 대응에 이상이 없도록 고장출동도 접수 중에 있다.
또한 출동서비스는 전국 5개 권역 76개 업체로 구성된 긴급견인 지원단을 통해 출동량이 폭증하는 지역 서비스를 인근 비폭증 지역 업체가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DB손해보험도 긴급출동 비상근무계획에 따라 평일·야간·주말 시간대별 수시인력보강을 하고 있으며, 고객 사전안내 활동을 통해 긴급서비스 콜 감축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손해보험협회는 금융당국과 대책반 등을 따로 꾸리진 않았지만, 실시간 연락을 취하며 관련 상황을 지속 모니터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2019년과 지난해 1~2월께 주요 손보사들의 손해율이 90%대까지 올랐으나, 올해의 경우 코로나19 장기화와 북극발 한파로 자차를 이용하는 가입자들이 늘면서 100%를 상화하는 수치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실손보험료 상승 영향으로 자동차 보험료의 동결이 사실상 확정된 상황 속에서 자동차 보험 마저 적자가 날까 심히 우려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