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본사 이어 페이·뱅크도 연봉 인상네이버, 최수연 대표 부임 이후 연봉 관련 언급 없어... 카카오 행보에 영향메타버스, 블록체인 등 신사업 전개 중인 게임사들 역시 촉각
  • 카카오가 쏘아 올린 연봉 인상 신호탄에 IT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부분의 IT 기업들이 블록체인과 메타버스를 비롯한 신사업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전개하는 가운데 인재 쟁탈전이 펼쳐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올해 임직원의 연봉 총액을 15% 인상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남궁훈 카카오 대표 내정자는 지난 13일 사내 게시판을 통해 연봉 협상 재원으로 전년 대비 15% 늘어난 예산을 확보하고 내년에는 올해 대비 6%를 추가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더불어 계열사인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가 구성원 연봉을 1000만 원 일괄 인상하는 등 그룹 전체가 공격적인 인재 영입에 나섰다.

    특히, 그동안 스톡옵션을 지급하는 형태를 고집해왔던 것과 달리, 기본급을 올리는 연봉 인상 정책을 펼치면서 신사업으로 점찍은 메타버스 사업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카카오의 연봉 인상 소식에 업계에서는 경쟁자인 네이버의 행보에 주목한다. 네이버는 지난 14일 최수연 대표가 취임했지만, 아직 올해 연봉 방침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내정자임에도 연봉 인상 정책을 밝힌 남궁 대표와 사뭇 다른 행보다.

    물론, 네이버는 지난 1월 전 직원을 대상으로 ‘스톡그랜트’ 지급을 위해 335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처분하며 인당 약 13주의 주식을 지급한 바 있다. 다만, 직원 대다수가 선호하는 기본급 인상이 아닌 인센티브 형태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또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카카오 1인 평균 급여는 2018년 8413만 원, 2019년 8000만 원, 2020년 1억 800만 원이었다. 네이버 1인 평균 급여는 2018년 7707만 원, 2019년 8455만 원, 2020년 1억 248만 원으로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네이버에 비해 높은 평균 급여를 지급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 인상까지 이뤄진 만큼, 네이버 내부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게임업계 역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지난해 넥슨에서 시작된 연봉 인상 릴레이가 업계 전반으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게임업계는 넥슨을 시작으로 넷마블, 엔씨, 펄어비스 등 대다수의 게임사들이 연봉 인상을 단행했고 그 결과 늘어난 인건비를 감당하지 못하면서 수익성 악화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특히, 카카오가 메타버스 사업 본격화를 선언한 만큼 올해 본격적으로 해당 사업을 전개 중인 넷마블, 컴투스 등의 게임사들이 인재 유출 방지 및 인재 확보를 위해 연봉 인상에 동참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어떤 분야든 신사업의 경우 개발자를 구하는 일은 쉽지 않다”며 “어렵게 구한 인재의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연봉 인상 릴레이가 시작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