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하게 고민하겠다"이달 30일 귀국, 본격 인사청문 준비긴축, 금리인상 기조 유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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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국장이 차기 한국은행 총재로 지명되면서 통화정책 기조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이달 30일 미국 워싱턴에서 귀국한 뒤 본격적인 인사청문에 돌입한다. 한은은 조만간 TF를 꾸려 원활한 청문절차가 진행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계획 중이다. 내달 14일 열리는 4월 금융통화위원회에 이 후보자가 참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이 후보자는 이날 밝힌 지명 소감에서 "미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가 빨라지는 가운데 중국 내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중국경제의 둔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사태는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어 국내외 경제에 미치는 파장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이어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국내 인플레이션과 경기 리스크가 동시에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성장, 물가 그리고 금융안정을 어떻게 균형 있게 고려하면서 통화정책을 운영해 나갈 것인지 치열하게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이 후보자를 잘 아는 경제관료들은 그를 중립적이고 합리적인 인사로 평가한다. 양적완화(비둘기) 혹은 긴축(매) 어느 한 곳에 쏠리지 않는 균형있는 정책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후보는 올해 1월 회계·컨설팅법인 EY한영이 개최한 경제 세미나에서 "물가안정, 경기회복, 자산가격 조정의 연착륙 등 상이한 목표를 조율하기 위해서 통화와 재정정책의 섬세한 공조가 필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 후보자가 오래 몸담은 IMF는 대체로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선호한다는 점에서 한은의 긴축기조가 다소 완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IMF는 지난해 한국보고서에서 "추가적인 통화정책 지원이 경기 회복을 뒷받침하고 물가를 한은 목표치에 더 빨리 근접하도록 도와줄 것"이라며 당국의 계획보다 다소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권하기도 했다.하지만 이는 IMF 조직 특성일 뿐 이 후보자는 긴축 성향이 강하다는 분석이 더 힘을 얻고 있다. 이 후보는 올해 초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유동성에 의존해서 부채비율이 늘어나게 되면 금융시장에 안좋은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금리인상을 통해서 힘이 들더라도 부채 비율을 조정해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고 본다"고 했다.외부인사가 수장으로 올라서는 만큼 통화정책 외에도 금융·재정·채권 등 국가 경제정책 전반에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에서 금융위 부위원장을 역임하는 등 이 후보자는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수석 이코노미스트와 더불어 국제금융계의 대표적인 한국인으로 손꼽힌다.이 후보자는 특히 채권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높은 인사로 평가된다. 한국채권연구원 창립멤버이며 금융위 부위원장 시절에는 국고채 관리에 대한 목소리를 자주 낸 바 있다. 서울대 교수 시절에는 '주식·채권·파생금융상품'이라는 과목을 처음 개설하기도 했다. 성장과 물가안정을 두고 이견을 빚는 기재부와 한은의 관계정립에 도움될 것이라는 관측이다.한은 내부 분위기도 긍정적이다. 전문성에서 흠잡을데가 없는 만큼 독립적인 통화정책이 공고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한은이 추진하는 경영혁신안에 속도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외부 전문기관의 컨설팅을 통해 개선안을 마련했지만, 최종안 도출은 신임 총재 부임 이후로 미룬 상황이다.IMF에서 이 후보자와 함께 일한 한은 관계자는 "통화정책 식견은 말할 것도 없고 직원들을 대하는 관리자 역량도 매우 뛰어난 사람"이라며 "내부직원들도 극도로 정체된 인사나 국별 칸막이 문제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