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부터 접종 시작… 정점 지나 효과 있을지 의문당국 “기저질환 가진 소아에게 적극 권고” 부모들 “확진보다 무서운 부작용 우려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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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민석 기자
    오늘부터 5~11세 소아를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예약이 시작됐지만 부모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현재 오미크론 대유행의 정점 구간을 거치고 있는 상황으로 이달 말일 접종을 한다고 해서 이득이 있을지는 불투명하다는 판단에서다. 또 백신 접종 부작용을 경험한 상태에서 아이에게 접종을 권유하기 어려운 부담감도 한몫하고 있다.

    24일 질병관리청은 2010년생 중 생일이 지나지 않은 소아부터 2017년생 중 생일이 지난 소아를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 사전예약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사전예약은 전용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며 접종은 31일부터 시작된다. 사용하는 백신은 소아용 화이자 백신이며 8주 간격으로 2차까지 접종하는 방식이다. 

    지정 위탁의료기관 약 1200곳이 아이들의 접종을 담당하고 있으며, 접종 당일엔 안전 및 이상반응 모니터링을 위해 보호자나 법정대리인이 반드시 동반해야 한다.

    국내 오미크론 유행 이후 5~11세의 인구 10만 명당 발생률은 2만2162명으로 12~17세(1만7526명), 18~59세(1만2241명)보다 높다. 위중증 환자는 20명, 사망자는 4명으로 치명률은 0.001%다. 또 위중증 환자의 70%, 사망자의 50%는 기저질환자였다.

    당국은 전문가 자문을 토대로 만성질환(폐·심장·간·신·신경-근육),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 소아에게는 접종을 적극 권고한다는 입장이다.

    이날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정례 브리핑에서 “기저질환을 가진 소아에 오미크론이 미치는 영향이 무척 크고 중증으로 빠질 수 있다”며 “중증 예방효과는 시간 경과에 따라 감소 현상이 크게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상당한 접종 이득이 있다”고 설명했다.

    ◆ 접종 시기도, 효과도 ‘부정적 반응’  

    하지만 부모들의 반응은 탐탁지 않다. 접종의 기회가 열렸지만 기피하는 경향이 도드라지고 있다. 

    실제 육아 카페 등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늦어진 백신접종 시기, 이상반응 발생 우려 등으로 인해 거부감을 드러내는 글이 훨씬 많다.

    ‘소아 백신 맞히실 건가요’라는 질문부터 시작해 ‘접종 후 부작용이 극심했는데 아이에게 이 고통을 참으라고 하긴 어렵다’는 답변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더욱이 확진 경험이 있는 부모들은 재감염 위험이 극히 낮기 때문에 ‘굳이 아이에게 백신을 접종시키진 않겠다’는 반응이다. 

    이날 서울 노원구에서 7세 딸을 키우는 A씨는 “확진 후 격리해제된지 얼마 안 된 상황이라 재감염을 통해 아이에게 전파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런 상황인데 효과도 불투명한 백신을 맞힐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용산구에 거주 중인 B씨는 “백신 접종 부작용을 심하게 겪었고 주변에 장애까지 얻게 된 지인도 있어 도저히 아이에게 백신을 접종시키진 못할 것”이라며 “접종을 하느니 차라리 아이가 확진되고 극복하는 것이 현명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언급했다.